
대략 10년 안쪽에 일어난 일이다. 무형유산 삼을 만한 먹거리를 찾던 문화재청(국가유산청)이 5일장을 착목한 적이 있다.
그 무렵이면 김치 담그기 문화가 일약 인류무형유산에 등재하고, 그에 힘입어 장담그기니 하는 유사 상품 개발이 잇따를 때라, 옳거니 해서 이런저런 의견 받아서 그래 오일장도 있지! 해서 조사에 나섰더랬다.
그 기초 조사를 어느 연구소에서 맡았으니, 그네들이 그렇게 조사하고선 (무형)문화재위원회에 보고까지 했더랬다.
당시 나는 그 위원이었으니, 그날 일을 어렴풋이 기억한다.
문제는 그 오일장이 유구한 전통쯤 되는 줄 알았는데 웬걸?
근현대를 지나 조선시대로 들어가니?
오일장이 없네?
당혹스럽기는 연구소도, 위원회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나는 그런갑다 했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제는 안다.
왜 오일장이 없는가?
시장 자체가 없기 때문이지 무슨 개뼉다귀 같은 이유가 있겠는가?
그래 그 기초하는 시장도 전근대에는 없었다니 심하게 자존심도 상할 것이고, 또 그런가 하면 설마? 김태식이가 잘못 생각했겠지? 하는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 있겠다.
시장?
없다!
하지만 우리가 유의할 대목은 시장은 없어도 물자는 돌았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보부상?
이딴 거지 같은 말로 저 모든 걸 해명할 수는 없다.
나는 혹여 내가 본 것이 잘못인가? 곧, 시장이 없다는 내 눈이 잘못인가를 확인하고자 이런 데는 이골이 났을 만한 최고 전문가들한테 확인한다.
"승님, 아무리 봐도 조선시대에는 시장이 없소, 승님은 시장 본 적 있소?"
"승님, 드라마 영화보면 민간 룸싸롱이 성업이라, 거기서 밤샘하고 기생 끼고 질펀하게 마시는데, 난 아무리 봐도 그런 룸싸롱 없더이다. 승님은 봤소?"
그네들 반응은 한결 같다.
"응? 나도 없는데? 그러고 보니 그렇네"
딱 이 반응들이다.
이제 이런 기초하는 문제들을 따지고 들어야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민족사니 하는 거대 담론,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자본주의맹아론이니 하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만 읊조려야겠는가?
모든 걸 의심하고 하나하나 찬찬히 따지고 들어갈 때다.
전통시장 재래시장 살리기라 하지만, 그 전통이라는 시장 자체가 불과 역사가 백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치 없다는 의미 아니다.
백년도 역사요 전통이며 재래다. 다만 그 연원을 무턱대고 단군할아버지로 거슬러올라가는 망발은 없어야겠다. '
시장, 곧 우리가 생각하는 마켓, 마트가 전통시대에 없었다는 사실은 대서특필해야 한다.
없는 데서 그 문화 특질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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