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가 된 아프리카인들이 이룩한 이라크 고대 농업 시스템

이 항공 사진은 노예 노동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흙 구조물을 보여준다. 이 구조물은 2022년 1월 28일 금요일 이라크 바스라 근처에서 촬영되었다. 출처: AP Photo/Jaafar Jotheri

 
이 소식은 앞서 우리가 '아프리카 노예들이 건설한 압바스 왕조 수로시스템'이라는 제하로 전한 적 있다.

다음은 그 연구진이 직접 작성한 아티클이라, 그네들 직접 육성으로 이번 연구가 지닌 중요성을 점검하기로 한다.


by 피터 J. 브라운Peter J. Brown / The Conversation


9세기 후반 이라크 남부에서 일어난 노예 반란인 잔지 반란Zanj rebellion에 대한 기록이 문서로 남아 있다.

반란군 중 일부는 지역 경제의 다양한 부문에서 일하던 노예화한 아프리카인이었다.

오늘날에도 이라크 남부 범람원에는 수천 개 능선과 운하가 남아 있다.

이는 오랫동안 노예화한 사람들이 건설한 대규모 농업 시스템의 잔재로 여겨졌다.

이러한 건물들을 짓고 이곳에서 농사를 지은 것이 바스라Basra 역사 도시와 지역 경제의 급속한 쇠퇴로 이어졌다고 여겨지는 반란의 원동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노예 노동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흙 구조물을 발견한 고고학 유적지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P Photo/Jaafar Jotheri

이번 고고학 연구는 이 지역에서 농경이 시작된 시기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는 최초 사례다.

또한, 잔지 반란이 이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샤트 알 아랍 범람원Shatt al-Arab floodplain의 넓은 지역을 덮고 있는 7,000개 버려진 능선 지형 중 네 곳의 연대를 측정함으로써 농업 확장기를 입증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농업 체계가 이전에 추정한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사용되었음을 발견했으며, 이는 반란이 농업과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라크 남부의 경관 역사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향상시키고, 종종 간과된 경관 지형의 역사적 중요성에 주목하게 한다.

버려진 능선의 비밀

버려지고 침식된 토목 구조물들이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샤트 알 아랍 강 범람원에 산재한다.

이 강은 이라크 남부를 통과하여 걸프만과 인도양으로 흘러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km 이상 뻗어 있는 거대하고 융기한 선형 능선 지형들이 규칙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 중에는 말라버린 운하 흔적과 그에 인접한 더 작은 2차 수로가 발견된다는 대목이 있다.

오늘날 범람원 농업은 강에서 약 5km 이내 구역으로 제한된다.

하지만 버려진 지형은 과거 훨씬 더 넓은 지역에 걸쳐 이루어진 농업과 관련이 있다.

당시 정확히 무엇이 재배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리나 밀 같은 곡물, 대추야자나 사탕수수 같은 작물이 재배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지역을 방문한 여행객들 기록과 역사 지도를 보면 현대 농업 양식은 적어도 17세기 이후로 거의 변함없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경관에서 보는 지형은 과거 시대에 건설되고, 사용되고, 버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노예 노동으로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흙 구조물을 발견한 고고학 유적지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P Photo/Jaafar Jotheri

이러한 지형의 연대 측정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증거는 이러한 현상이 언제 발생했는지, 그리고 농업 확장기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2년에 우리는 네 개 능선 꼭대기에 작은 트렌치를 파냈다. 이를 통해 토양 샘플을 채취할 수 있었다.

광학 자극 발광 연대 측정법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dating (OPL)을 사용하여 토양의 개별 입자를 분석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이 입자들이 햇빛에 노출된 이후 경과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우리 샘플은 능선 안쪽에서 채취되었기 때문에 햇빛으로부터 영구적으로 가려져 있었을 것이므로, 이 샘플들은 토양이 처음 퇴적된 날짜를 알려줄 것이다.

잔지 반란The Zanj rebellion

지금까지 이러한 특징을 조사하기 위한 의미 있는 현장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근대 이전 농업 흔적은 종종 특정 역사적 사건과 연관되어 왔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초기 이슬람 시대(7세기 중반에서 13세기 중반) 문서는 9세기 후반, 869년에서 883년 사이 이라크 남부에서 발생한 노예 반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을 제공한다.

잔지 반란은 이슬람 세계 대부분을 지배한 당시 압바스 왕조 칼리프Abbasid Caliphate 세력에 대항하여 대규모 노예 집단이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반란은 인근 도시 바스라 약탈과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칼리프 세력과의 충돌을 포함한 폭력적인 사건들을 포함했다.

이로 인해 이라크 남부는 혼란에 빠졌다.

이 반란에 연루된 잔지 사람들 정체는 논쟁의 초점이 되었다.

"잔지Zanj"는 중세 시대 내내 동아프리카의 스와힐리 해안을 지칭하는 아랍어로 사용되었지만, 더 일반적으로는 아프리카를 지칭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따라서 잔즈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동아프리카에서 이라크 남부로 끌려온 노예들을 총칭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라크 남부에서는 노예화한 아프리카인들이 대규모 농업 시스템을 건설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은 결국 반란을 일으켰다. 출처: Antiquity (2025). DOI: 10.15184/aqy.2025.72

초기 이슬람 시대에 아프리카와 이라크 사이에 노예 무역이 있었다는 증거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그 규모는 의문시되곤 했다.

유전적 증거와 걸프만으로 대량 수송된 물류를 근거로, 반란 당시 아프리카 노예 대다수는 동아프리카 연안 지역이 아닌 사하라 무역로를 통해 서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중부에서 유입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반란에 가담한 사람들이 모두 아프리카 노예였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는 지역 농부로 보이며, 따라서 반란군은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869년 반란 이전에 잔지Zanj로 알려진 집단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잔지족이 이라크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수 세기 전부터 기록되어 있다.

소규모 반란은 7세기 후반에 발생했지만, 9세기 반란 이전 노예들의 삶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일부는 밀가루 운반과 같은 작업에 참여했고, 다른 일부는 50~500명씩 범람원 전역 노동 수용소에 분산 배치되었다.

이 수용소 내 생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문헌 자료에 따르면 노예들은 그들을 감독하는 "대리인agents"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을 제외하면, 이 지역 전역에 왜 그러한 수용소가 존재했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잔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오늘날 볼 수 있는 지형적 특징의 규모와 매우 밀접하게 일치한다.

융기한 능선을 형성하는 토양을 운반하고 그 사이 지역을 경작하기 위해 많은 노동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는 엄청나게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답이 없는 질문

잔지 반란이 농업과 같은 활동을 포함하여 지역 경제에 상당한 쇠퇴를 초래했다는 추정이 많다.

그러나 우리의 결과는 토목 공사가 반란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샘플은 반란 직후 시기를 보여주는 반면, 다른 샘플은 한두 세기 후인 11세기, 12세기 또는 13세기 시기를 보여준다.

지형적 특징이 한 번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경관 속 이러한 흔적은 오랜 기간에 걸쳐, 아마도 매년 반복되는 농경 주기의 일부로 추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즉, 우리가 연대 측정한 샘플은 가장 초기의 농업 활동과 관련이 없으며, 진행 중인 작업의 "스냅샷snapshot"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형이 반란 직후의 것으로 보아, 기록된 자료에 언급된 노예들이 이러한 산등성이 지형을 조성하는 데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란이 종식된 후에도 이 지역에서 농경이 상당 기간 지속된 것은 분명하다.

기후 변화든, 팬데믹 영향이든, 더 광범위한 경제적·정치적 변화든, 왜 그렇게 넓은 농경지가 나중에 버려졌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답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지형적 특징을 역사적 맥락과 더욱 확실하게 연결함으로써, 우리는 중세 시대 이라크 남부의 사회·경제적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고고학은 잔지 반란과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또 다른 차원을 더한다.


Journal information: Antiquity 
Provided by The Conversation 


아프리카 노예들이 건설한 압바스 왕조 수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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