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두개골로 만든 영국 철기시대 빗 발견

철기 시대 유물인 이 빗은 머리 손질 도구보다는 부적처럼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빗은 길이가 약 5cm이고 빗살이 12개 정도 있다. MOLA

 
(2023년 3월 2일)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에서 고고학자들이 사람 두개골 일부로 만든 2,000년 된 빗을 발견했다. 

철기 시대로 추정되는 이 놀라운 발견은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유골을 보존하고 처리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런던 고고학 박물관Museum of London Archaeology (MOLA)은 성명에서 이 빗이 "매우 희귀한 발견"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뼈로 조각된 빗이 지금까지 단 두 개만 발굴되었는데, 둘 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에서 24km 이내에서 발견되었다. 

첫 번째 빗은 1970년대에 발견되었으니 이는 빗살을 새겼고, 두 번째 빗은 2000년대 초에 발견되었으며 빗살에는 선만 새겼다.

전문가들은 이 빗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왜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박물관 측은 "이 희귀한 유물은 철기 시대 영국의 의식과 신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빗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부적처럼 착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MOLA

 
MOLA 선사시대 및 로마 유물 전문가인 마이클 마셜Michael Marshall은 성명에서 "이 흥미로운 발견은 캠브리지셔 지역에만 거주한 철기 시대 공동체의 전통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며, "2,000년도 더 전에 산 사람들의 문화에서 이처럼 지역적인 영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캠브리지 북쪽 6km 지점에 있는 바 힐Bar Hill 유적에서 발굴된 약 28만 점 유물을 분석하던 중 이 빗을 발견했다.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 제니퍼 날레위키에 따르면, 길이 약 5cm 이 빗에는 12개에 가까운 빗살이 있다.

영국 철기 시대는 기원전 750년 무렵 시작한다.

기원후 43년까지 영국은 서로 전쟁을 벌이는 부족 집단으로 가득했고, 이들은 산성과 성을 건설했다.

연구진은 이 빗살무늬 유물을 기원전 400년에서 100년 사이, 바 힐에 작은 정착지가 있던 시기로 추정한다.

철기 시대 종말은 기원후 43년 로마의 침략으로 찾아왔다.

MOLA의 선사시대 및 로마 유물 전문가인 마이클 마셜이 바 힐 빗을 들고 있다.

 
빗살에 마모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연구원들은 이 유물이 머리를 손질하거나 엉킨 머리를 푸는 데 사용된 적은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 

빗 윗부분에 뚫린 원형 구멍을 통해 마셜은 이 빗이 주인 목에 부적처럼 걸려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국 전역에서 이와 유사한 부적이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마셜은 "바 힐 빗은 지역 사회 구성원들에게 매우 상징적이고 강력한 물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철기 시대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의 두개골로 만들었을 수도 있으며, 그들의 존재는 뼈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보존되고 기념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