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스미스소니언 옥죄기 계속

콘텐츠 검토 미완료 주장하며 예산 삭감 위협

 

트럼프 행정부의 스미스소니언협회 소속 박물관 미술관에 대한 압박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역사와 문화의 다양성을 전시 및 진열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비판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네트워크와의 갈등을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백악관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들이 콘텐츠 검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 삭감을 경고했다.

로니 G. 번치 3세Lonnie G. Bunch III 스미스소니언 사무총장은 앞서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검토에 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러셀 보우트Russell Vought 백악관 예산국장과 빈스 헤일리Vince Haley 백악관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검토에 필요한 모든 문서와 정보를 충분히 신속하게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한 번치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우트와 헤일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미국이 "본질적으로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며, 억압적이거나, 또는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결함이 있는 나라"라고 주장하며 "부식적인 이데올로기corrosive ideology"를 조장했다고 비난한 이전 행정명령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에서 백악관이 "공동의 미국적 가치를 훼손하거나 인종을 기준으로 미국인을 분열시키는 전시나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행정명령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힘든 시기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백악관은 소장품들을 표적으로 삼으며 전시회를 검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스미스소니언 산하 국립 초상화 갤러리National Portrait Gallery 관장을 해임했다고 주장했고, 관장은 곧이어 사임했다.

그 직후 화가 에이미 셰럴드Amy Sherald는 박물관 측이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을 그린 그림을 전시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했다며 해당 박물관에서 예정한 전시회를 취소했다.

보우트와 헤일리는 스미스소니언이 보낸 자료가 "요청한 내용에 훨씬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필요한 모든 전시 설명, 향후 전시 관련 자료 등을 1월 13일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들은 특히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계획 중인 미국 250주년 기념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지도부 누구도 미국이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국가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해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을 얻고 싶다"고 썼다.

보우트와 헤일리는 대중이 "미국 역사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지 않는 전시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번치는 스미스소니언이 여전히 "정보와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 셧다운으로 모든 자료를 수집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하며, 스미스소니언은 "콘텐츠 검토 및 업데이트를 위한 내부 노력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기꺼이 만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 자금은 스미스소니언에게 생명줄과 같으며, 스미스소니언 예산 약 62%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하지만 백악관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박물관 네트워크는 웹사이트에 명시된 바와 같이 "기부금, 수익 창출 활동 및 투자" 형태로 여전히 자금을 받을 수 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지만, 공식적으로는 국립 박물관이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번치는 보우트와 헤일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모든 콘텐츠, 프로그램 및 큐레이션 결정은 스미스소니언에서 내린다"며 스미스소니언의 독립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