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3년 전에 나는 연합뉴스를 퇴직하며 수송동을 떠났다.
떠나면서 적어도 2년간은 수송동은 쳐다도 안보겠다 했다. 그래 쳐다도 안 보지는 않았다. 지나는 길목이 익숙한 곳이면 그래도 건물은 쳐다보기라도 했다.
그 지난 3년 간 그 인근은 걸어서는 딱 한 번인가 지나친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다. 돌이켜 보니 이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니, 이젠 조금은 편안해진 것도 있어 지나기는 길에 마침 담배가 떨어져 저 회사 재직 시절 언제나 담배 사러 가던 편의점이 생각나 들렀다.
마침 같은 여사장님이 계셨다.
딱 보시더니 "아니? 그간 어디 가셨기에 안 보이셨어요?"
"떠났잖아요. 3년 됐네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장님 손이 계산대 뒤편 담배 코너로 가시더니 그 담배를 꺼낸다.
내가 피던 그 국산 담배 말이다.
"아네요, 저 담배 바꿨어요. 3개월 유럽 놀러갔다가 그때 국산 담배 구할 수가 없어 외제 담배로 바꿨어요."
하긴 뭐 남영동 사저 인근 같은 단골 편의점 사장님도 마찬가지라, 내가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같은 담배를 내놓으신다.
그러고 보면 저 3년이라는 시간이 좀 긴 듯해도 암것도 아닌 모양이다.
생채기는 좀 더 멀리 가지 않을까? 30년을 가지 않을까? 아니 죽을 때도, 죽어서도 무덤까지 안고 가지 않을까?
하긴 뭐 고통이라 해도 내가 준 고통을 나는 쉬 잊지만, 내가 받은 고통은 지금도 생채기로 남았으니 말이다.
부디 좋은 기억만 안고 가라 하지만 그만한 폭력 없다.
좋은 기억?
잊지 말고 살란 말이다. 잊고 싶은 사람한데 그보다 더한 폭력 있겠는가?
그래서 우린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너가 나한테 준 고통만 아로새기며 가겠노라! 너 가는 길에 길이길이 저주가 있을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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