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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14

발명한 김정희와 박제가 《용재수필》 물린 자리 허전함을 메꾸고자 새벽에 뒷다리 잡기 시작한 후지츠카 책 역본이다. 원저 명성이야 익히 알려진 바이거나와 우리가 아는 추사 김정희는 '발명'되었다. 다시 말해 추사는 자연히 주어진 그 무엇이 아니요 누군가가 필요에 의해 주물한 이미지다. 그 위대한 주물의 용범을 만든 이가 후지츠카요 그가 주물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후지츠카를 제대로 소화한 적이 없다. 저 일본어 원전은 무단 복제본으로 오래전에 구해 놓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후지츠카가 더욱 놀라운 점은 박제가 역시 저의 손끝에서 관속에서 튀어나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일본인 후지츠카에게 김정희나 박제가가 종착역은 아니었다. 그가 추구한 바는 청대 고증학의 일본 열도 상륙의 양상이었고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 2020. 9. 4.
완당 김정희가 돌아가시매 : 조희룡의 만가 완당학사(阮堂學士)는 壽를 누리기를 71세이니 500년만에 다시 온 분이라네. 천상에서는 일찍이 반야(般若)의 業을 닦다가 인간세(人間世)에 잠시 재관(宰官)의 몸을 나셨네. 하악(河嶽)의 기운 쏟은 적 없으나 팔뚝 아래 금강필(金剛筆)은 신기(神氣)가 있었네. 무고무금(無古無今)한 경지로 별스런 길 열었으니 정신과 재능의 지극함이요 모두 종정운뢰(鍾鼎雲雷)의 문장이라네. 글씨 때문에 문장이 가리운 왕내사(王內史), 그와 천고(千古)와 같은 경우라네. 그 글씨의 흉중(胸中)의 구파(九派)와 교룡(蛟龍)의 노숙함은 주옥 같은 전분(典墳)과 진한(秦漢) 문장의 온축이라네. 승평(昇平)의 시대를 문채나게 함은 응당 이유가 있었으니 어찌하여 삿갓에 나막신 차림으로 비바람 맞으며 바다 밖의 문자를 증명했는가? 公.. 2018.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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