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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14

황룡사 터, 그 완벽한 폐허 어쩌다 경주를 다녀오고선, 그러고 또 어쩌다 황룡사 터를 찾고선 흔연欣然해져 넋을 잃은 작가는 말한다. "겨울이고 저물녘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봄이나 여름이나 가을이고, 새벽이나 한낮이라도 나름의 정취는 고스란했을 테다. 예술품에 '완벽하다'는 말이 쓰일 수 있다면 석굴암에 그러할 거라 했는데, 폐허에 '완벽하다'는 말을 쓸 수 있다면 황룡사지에 그럴 것이다." 그러면서도 못내 독자 혹은 청중이 믿기지 못한 듯 "그냥 가보시라, 황룡사지, 그토록 위대한 폐허"를 부르짖는다. 무엇이 이토록 그를 매료했을까? 그는 말한다. "화려했던 과거를 되짚을수록 현재의 폐허는 허무로 깊어진다." 상술하기를 "거대한 초석들 위에 세워졌을 거대한 기둥은 온데간데없다. 사라진 영화, 사라진 신전 앞에 머리를 조아릴 필요는.. 2022. 12. 8.
한漢 고조高祖 유방劉邦 무덤 장릉長陵에서 낙조 바라보며 너무나 여유가 없는 현지답사였다. 느긋하고 싶었다. 한 고조 유방 무덤 정상에서는 툭진 옷 걸치고는 하염없이 지는 해를 감상만 하고 싶었다. 그가 죽은 지 2천200년 동안 해는 줄기차게 졌으리라. 그보다 대략 30년 정도 앞서 간 시황제는 말 뼉다귀 몇 개 남겼다. 다음달 말에 나는 다시 서안을 간다. (2018. 2. 8) *** 저 때 서안 답사 직후 서울로 복귀하고 썼다. 직후 다시 갔는지는 기억이 아리숑숑하다. 오지 말라 해도 다시 간다. 2022. 2. 8.
두물머리로 퍼지는 낙조 / 오두산통일전망대 낙조(落照) 1. 저녁에 지는 햇빛. 2. 지는 해 주위로 퍼지는 붉은빛. 김태식단장님께서 언젠가 저에게 “오두산 일몰을 봐야 인생을 살았다 한다.” 라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아…정말 일몰에 뭐 인생까지… 했지만, 저도 보았습니다! 기어이 오두산통일전망대에 올라 낙조를 보았습니다! 하하하! 수묵화 같은 첩첩이 산과 유유히 흐르는 강. 분명 저 안에도 아옹다옹 생명들이 복닥복닥 살고 있을텐데, 아사무사 선홍빛 낙조가 이 모든 걸 포근하게 감싸 주는 것 같습니다. 아주 얇고, 고운 선홍빛 비단이 하늘에서 천천히 스르륵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비단에 덮힐래요~~~ 지금 보니, 주홍빛이군요. 스포이드로 떨어지는 해 주변을 찍어 빨아들이면, 어떤 색의 값을 보여 줄까요? 미세먼지가 심해 낙조가 잘 보이지.. 2021. 11. 16.
정구지로 지는 해 가을비가 때린 듯 바닥이 미끌미끌 송알송알 솔잎이 땀방울 쏟아낸다. 반신욕하나? 정구지는 낙조다. 2021. 10. 6.
A Sunset over Laziness 코로나 세상속도 모르고 가을 노을만 아름답다.소소한 일상이 그립다. *** 경주 월정교라 선도산 너머로 해가 질 무렵이라 형이 이런 사진을 올릴 때면 외로움이 물밀듯 할 때다. 화려할수록 외로움이 그만큼 큰 법이다. 그 고독 허무를 나는 조금은 안다.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도 모르겠고 무엇 때문에 사는지도 모르고 무엇을 위해 살런지도 모르겠다. 꿈이 있었던 듯 하나 그 꿈이 무언지도 이제는 모르겠다. 괜시리 다 미안하고 괜시리 다 부질없고 괜시리 다 귀찮아진다. 2020. 9. 20.
The sun also rises over novel coronavirus 다시 하루가 꼬꾸라친다. 서해 너머 어딘가로 대가릴 쳐 박는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 202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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