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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9

마왕퇴 (15): 누에의 동진 중국은 동물 사육의 측면에서 최초로 가축을 사육하기 시작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한 때 상당히 탐내서, 소, 말, 닭 등 각 종 가금 가축에 대한 유전정보 취합이 있을 때마다 중국기원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이 중에 현재 중국 내에서 최초로 사육되기 시작한 가축으로는 대략 돼지 정도가 거의 확실하며, 소와 말은 외래종이 분명하며 닭도 남방에서 북상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야생닭이 중국 본토에는 없기 때문이다. 이 떄문에 중국에서도 동물 사육은 개-- 돼지--기타 동물 순으로 전개되었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 순서는 우리나 일본도 시간차를 두고 거의 비슷하게 전개되었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동물 사육 측면에서 중국기원을 인정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단-양잠의 누에다. 알다시피 누에나.. 2023. 11. 1.
누에는 모든 사육동물의 미래 모습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 중에 누에는 "사육 동물"이라는 사실이 있다. 그것도 아주 오래된. 의식주 중 의衣를 담당한 인류사에 기여도도 만만치 않은. 원래 자연에 살아가던 나방의 한 종류였던 누에는 사람이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날지도 못하게 되었고 사람 손을 빌어서야 번식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다른 사육동물인 개가 가장 오래된 사육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야생종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정도로 사람에게 의존성이 강한 사육동물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누에는 다른 사육동물보다 세대가 빨리 교체되어 내려가는데 그것이 이 동물의 변화를 촉진한 것 같고, 또 사육의 역사 자체가 만만치 않게 길다는 증거도 되겠다. 야생에서 생존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누에는 우리가 지금 키우는 모든 .. 2022. 12. 20.
농촌의 정경, 청동기시대에 비단옷을 걸쳤다 우리가 연상하는 시골 풍경은 기껏해야 우리 기억에 남아 있는 1970년대 농촌의 기억이다. 하지만 그 당시 농촌이란 이미 수천 년에 걸친 변화가 축적된 최종 결과물이었으므로 이 시대의 정경을 가지고 수천년 전의 마을 풍경을 연상하는 것은 무리라 하겠다. 우리나라 마을 풍경은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하였을 것이라 본다. 시대 추이에 따라 마을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기 바란다. 1. 신석기시대: 밭 + 개 사육 (기본적으로 수렵채집) 2. 청동기시대: 논농사 + 누에치기 + 개 사육 + 돼지는 청동기시대 말기 쯤 시작되었을 가능성 있음 (확신 못함). 3. 초기철기시대: 논농사+ 누에치기+개+돼지+말+소+닭 사육. 말, 소, 닭 등 상당수의 가축이 이 시기에 사육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2022. 11. 12.
오갈피꽃 마주하며 상념하는 뽕잎, 그리고 누에 수송동 공장 옥상엔 오갈피나무 한 그루가 식재되어 자란다. 접때는 유의하지 못했지만 오늘 보니 꽃이 폈다. 언뜻 보면 뽕이파린데 혹 누에가 먹기도 하는지는 모르겠다. 사람이 약용으로 쓰니 이걸 누에가 자시고 살아남는다면 약누에라 하려나? 하긴 뽕보단 닥나무에 가깝다. 뽕이 부족할 적엔 닥잎을 먹이기도 했는데 그러면 꼭 누에가 물똥을 쌌다. 누가 뭐라 해도 누에는 뽕을 먹어야 한다. 누에는 물기 젖은 뽕잎을 먹어도 꼭 물똥을 쌌다. 그래서 비온 날이나 그 직후 쪄다나른 뽕이파리는 일일이 물기를 닦아 먹이를 줬다. 갈피야 미안하다. 너 얘기한다는 게 그 생김에서 뽕잎으로 갔다가 다시 닥잎으로, 다시 누에로 갔으니 말이다. 2021. 6. 30.
중국에서 가장 오랜 5천년전 비단 검출 하남성河南省 형양시滎陽市 왕구유지汪溝遺址 출토 옹관甕棺 속 어린아이 두개골에 부착한 직물과 그 아래쪽 토양을 조사한 결과 이것이 뽕나무 껍질을 재료로 하는 비단 견직물임을 확인했다고 중국실크로드박물관과 정주시문물고고원鄭州市文物考古研究院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했다. 이 직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유물 중에서 중국에서는 가장 오래된 견직물로 평가되며, 그 제작 연대는 현재로부터 대략 5천300년 내지 5천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략 거금 4천200~4천400전, 종래 가장 오랜 중국 견직물로 보고된 양저문화良渚文化 전산양유지錢山漾遺址 출토품보다 천년가량 빠르다. 이번 분석을 위해 두 기관은 매련면역검측기술酶聯免疫檢測技術, 곧 엘리사ELISA라는 분석기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2017년.. 2019. 12. 5.
누에도, 소도 사라진 뽕이파리 수송동 우리공장 인근엔 목은영당이 있고 그 앞엔 언뜻 수령 백년은 넘었음직한 뽕나무 노거수가 있어 그제까지만 해도 시퍼러둥둥하던 이파리 무성하다가 오늘 보니 모조리 지상으로 낙하해 저 모양이라 간밤에 혹 서리라도 내린 여파 아닌가 한다. 저리 곤두박질한 뽕이파리 쇠죽 끓이고 토끼 겨울 에 먹일 요량으로 쟁여놓기도 했으니 이 뽕이파리 저들 초식동물 환장하는 까닭이라 뽕이파리 말라가는 냄새 독특해 인간한텐 그리 정겹진 않은 편이다. 한창 자라기 시작할 땐 누에 주식이라 하지만 요새 누에치는 사람도 없고 그걸 권장하며 쇼하는 왕비도 사라진지 오래라 더구나 이맘쯤 그 차지여야할 소 토끼도 사라졌으니 시대는 순식간에 그리 와 있더라. 201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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