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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가훈3

《안씨가훈顔氏家訓》에서 만난 최치원 자주 이용한다 해서 혹은 책이나 논문 쓸 때 요긴하다 해서 서재 숙직실에 가까이 꽂아둔 책 일부다. 보다시피 난 잡탕이다. 여러 번 말했듯이 난 《안씨가훈顔氏家訓》을 혹닉한다 할 정도로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집구석에는 저 번역본으로 국내본 네 종류, 일본어 역본 1종류, 그리고 중국 본토에서 나온 주석본이나 교감본 여러 종을 구비했다. 저걸 붙잡고 있다 보니, 그에서 어딘가 익숙한 구절이 있어, 그가 바로 최치원임을 알고는 라는 논문 하나를 걸신 걸린 듯 쓴 일도 있다. 저에서 안지추는 후손들한테 어떤 기예 하나 잘 하는 일로 소문나지 마라고 가르친다. 글씨 잘 쓴다 소문 나면, 평생 남의 비문 써 주다 볼짱 다 본다 했다. 놀랍게도 최치원이 사산비명에서 저 구절을 인용하면서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 2023. 2. 9.
가독성을 방해하는 후주後注 이 《안씨가훈顔氏家訓》은 내가 늘 심금을 울리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거니와, 비단 나만 그렇지는 않아서인지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번역본만 해도 축쇄본까지 포함한 4종 정도가 된다고 파악한다. 사진은 개중에서도 역자 전공이 이른바 문학사가가 아니라 역사학도 옮김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거니와 나머지는 중문학을 전문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번역한 것으로 안다. 이 역본을 포함해 이 출판사는 주석을 책 뒤편으로 한꺼번에 몰아넣기는 하는 이른바 후주後注 시스템을 채택한다. 본문 이해를 돕기 위한 첨언을 주석注釋(혹은 註釋)이라 하며, 그것을 배치하는 위치에 따라 해당 본분 페이지 하단에 배치하는 방식을 각주脚注footnote라 하고, 본문 괄호에다가 작은 글자로 보충한 주석을 협주夾注 혹은 세주細注 혹은 분주分注.. 2019. 9. 5.
고부간 갈등은 본능...늙으면 보자 그 자신 참말로 파란(波瀾)이 만장(萬丈)한 삶을 산 중국 북제(北齊) 안지추(顔之推·531~591)라는 사람이 남긴 不朽한 책으로 《안씨가훈(顔氏家訓)》이 있으니, 내가 이 책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상찬(賞讚)을 거듭한 바 있거니와, 이곳 '치가(治家)' 편에 실린 다음 한 토막 이야기는 흡사 작금 한국 사회 일단면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낼 정도다. 다름 아닌 고부간 갈등을 다루었으니, 그 옮김과 원문은 아래와 같다. 부인은 본래 성질이 대체로 사위는 싸고돌되 며느리는 학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사위를 싸고돌면 형제(처남)에게서는 그 사위를 원망함이 싹트고, 며느리를 학대하면 자매(시누이)들의 고자질이 횡행하게 되니 이렇게 되면 여자는 출가하든 안 하든 모두가 그 집안에 죄를 얻게 되니 어미야..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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