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집의 시대2 60년대에 이미 헤밍웨이 괴테 모파상을 전집으로 씹어돌린 대한민국 책에 주려 있던 나는 대학 진학과 더불어 게걸스레 채치우기 시작했으니 연전에 말한 대로 내가 그 생활을 시작한 부천 송내 막내 누님 집에는 내가 뚜렷이 기억하기로 서부전선 이상없다로 저명한 레마르크 전집과 삼포능자(미우라 아야코) 전집, 그리고 이상하지만 괴테 전집 세 종류가 있었다. 단칸방 전세인 누님 집 책이라고는 그 뿐이었으니 괴테 전집 말고는 다 뽀갰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요상한 점이 1986년 그때 출판 서지사항을 기억할 순 없으나 그 꽤죄죄한 몰골을 보면 70년대 혹은 그 이전에 저들 전집이 나왔음은 분명하다. 왜 그랬을까? 먹고 살 궁리도 막막한 그때 저런 전집이 나왔다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조금 전까지 어느 헌책방에서 노닥거리다 그 무렵 다른 전집 몇 종에 눈에 띈다. 첫째 모파상 전집.. 2023. 7. 23. 괴테 《시와 진실》 아마 30년쯤 전일 것이다. 내가 부천 송내, 그리고 얼마뒤 같은 부천 원미동으로 옮긴 막내누님집에 빌붙어 생활할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 누님집에 이상하게도 아무도 읽지 않는 문학전집 서너종이 있었는데 하나는 삼포능자..미우라 아야꼬라는 일본 여류작가와 독일작가 레마르크, 그리고 괴테 전집이 꽂혀 있었다. 공부 혹은 독서와는 거리가 먼 누님집에 이들 작가전집이 있게 된 사연은 모르나 아마도 길거리에서 파는 전집을 장식용으로 갖다 놓지 않았나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독서 벽이 있어 닥치는대로 읽을 무렵이라, 《빙점》이 대표하는 삼포능자와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내세운 레마르크는 순식간에 그 두툼한 전질을 다 읽어내렸다. 한데 이런 나에게도 괴테는 고역 중의 고역이었다. 그의 《파우스트》는 읽다가 하.. 2021. 7.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