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슈 통일전쟁이라는 말은 없다.
이는 필자가 편의상 붙인 이름으로
일본사에서는 이 일련의 전쟁을 전구년합전前九年合戦과 후삼년합전後三年合戦이라 부른다.
앞의 것은 9년간 벌어진 전쟁,
뒤의 것은 삼년간 벌어진 전쟁으로
도합 12년간 전쟁이 벌어졌다는 뜻인데
실제로 제대로 따져보면 전쟁 기간은 저것보다 더 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전쟁의 내역을 보면
전술한 아베 씨(安倍氏), 데와 기요하라 씨(出羽清原氏), 그리고 오슈 후지와라 씨(奥州藤原氏) 등 부수장俘囚長 외에도
중앙 정부에서 파견되어 개입하는 세력까지 있어 그 전개가 복잡하기 짝이 없다.
일본인이 아닌 우리로서는 되도록 간단히 이해해 보면
우선 이 전쟁의 결과 이전에는 몇 개 종족이 연합체를 구성하고 중앙 정부에서 이들을 통해 간접지배하던 모습이었던 것이
다른 종족은 모두 멸망해 버리고 딱 하나가 살아 남아
이들이 중앙정부까지 배척하고 이 지역에 독립한 오슈 통일 정권을 수립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俘囚長 종족 셋 중 마지막까지 살아 남아 이 지역 패권을 장악한 세력이 바로 오슈 후지와라 씨(奥州藤原氏)다.
사실 오슈 후지와라씨는 다른 두 종족에 비해 가장 현지 세력으로서 힘이 약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앞에서 쓴 것처럼 이 지역 토박이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흘러 들어온 유입 세력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독립하지 못하고 다른 종족에 붙어 전쟁을 치르는 모양새였는데
기회와 판세를 읽는 눈이 탁월해 이기는 쪽에만 편을 짓는 탁월한 재주로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 남는 것은 오슈 후지와라씨였다.
현지의 俘囚長 종족들과 중앙 정부가 서로 편을 지어 싸운 길고 긴 전쟁이 끝나자
이미 헤이안시대의 황혼에 접어들어
과거 에미시 땅이었던 이곳에는 처음으로 현지 세력이 독자적 정권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이 오슈 후지와라 3대 이며 이들은 그 땅을 백년간 지배하였다 (1087-1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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