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서랍속에만 있었던 토황소격문? 토황소격문은 명문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격문이 정말 격문으로 쓰이긴 했는지는 의문이 있다. 황소의 난 당시 최치원은 고병의 막하에 있었는데 고병은 황소의 난 당시, 필자의 기억으로는 조정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도 거병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토황소격문을 날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왜냐. 고병은 황소 잡으러 출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최치원은 자신의 저작이 당서 예문지에 실릴 정도로 당에서도 높게 인정받던 문인이라 할수 있는데, 그건 그거고. 과연 토황소격문이 정말 격문으로 쓰였느냐. 이 격문은 최치원이 초를 잡아 두고 고병이 농땡이 치는 통에 정작 격문은 날리지도 못하고 오히려 최치원의 서랍 속에 있다가 문인들 구전으로나 알려진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 그리고. 필자가 알기로.. 2024. 1. 17. 이윤기 선생과 안정효 선생 먼저 나는 이 두 분과 면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밝혀둔다. 이 분들의 활자화한 저작에만 의존하여 전적으로 필자의 느낀 바를 적어보겠다. 이윤기 선생은 번역가로 알려져 있고 안정효 선생은 소설가라고 하는데 (사실 이 분은 번역도 많이 했다), 두 양반 모두 영어가 한 쪽에 걸려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먼저 이윤기 선생에 대해 써 보자면 필자가 이 분의 저작을 처음 접한 것은 "장미의 이름"이었다. 필자는 소설류는 왠만하면 (필자가 읽을 수 있는 외국어라면의 뜻이다) 원서를 구해 읽어보려는 편인데, 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토 에코가 쓴 이태리어 원전은 당연히 그 말을 모르므로 손도 못댔고, 영어판을 구해 읽다가 일주일만에 두 손 발 다 들었다. 일단 영어가 어렵고 이런 것을 떠나서 그 책 뒤에 숨어 있는 .. 2024. 1. 17. 보리에 현미, 그리고 일즙삼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지독한 구두쇠였다고 한다. 천하를 잡은 후에도 그가 먹은 밥은 보리에 현미를 섞어서 짓고, 반찬으로는 일즙삼채였다고 한다. 여기서 일즙이라고 하면, 국이 한 종류, 삼채라고 하면 나물이 세 종류라는 뜻이 아니라 여기서는 반찬을 통틀어 말한다. 따라서 보리에 현미를 섞어 지은 밥에 국 하나, 반찬 세 가지를 먹었다는 뜻이겠다. 당시 모든 전국시대 영주가 이런 밥을 먹었던 것은 아니고 화려한 식사를 즐긴 이도 많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런 검소한 식사는 꽤 유명했던 모양으로 요즘도 일즙삼채하면 심플한 정식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조식을 주는 비즈니스 호텔에 묵으면 나오는 아침밥이 바로 일즙삼채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여기서 밥을 백반이 아니라 보리밥+현미였다는 점만 다르겠다. 가끔.. 2024. 1. 17. 윗사람의 예에 대하여 윗사람 중에 나이 어린 사람이 인사를 해도 잘 안 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한테는 아무리 나이가 손위라도 인사할 필요가 없다. 인사를 받거나 안받거나 꼬박꼬박 인사하는 것. 그런 것을 우리는 노예의 예절이라 한다. 공자님은 뭐라고 하셨냐 하면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君使臣以禮 臣事君以忠 봉건시대의 임금도 신하를 대할 때는 예로써 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유교적 질서인데 기껏 나이 몇살 더 먹었다고 인사를 씹는 인간들은 인사를 해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공자님이 위 글에서 왜 군사신이례를 신사신이충보다 먼저 이야기 했겠는가. 신하의 충성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임금이 예로써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갈량의 출사를 끌어내기 위해 유비는 삼고초려를 하는 것이다. 臣本布衣 躬耕南陽 苟.. 2024. 1. 16. 문난問難 : 성리학의 입도방식 성리학은 선생이 학생에게 강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리학에의 입문은 사서집주로도 충분하다. 독학할 수도 있다. 조선에서의 성리학이 중국인의 전파에 의해 이루어졌는가? 성리학의 이해가 깊어지는 과정이 유학자들 사이의 논쟁을 통해 발전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성리학의 입문과 이해의 심화는 독학과 어려운 부분에 대한 문난으로 이루어진다. 옆에서 아무리 가르쳐 봐야 이해의 정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사실 사서집주의 주자의 주석을 완전히 이해하면 책을 많이 볼 필요도 없다. 그 안에 성리학의 모든 것이 있다. 주자어류나 성리대전, 성학십도도 따로 볼 필요도 없다. 어차피 사서집주의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주자가 남긴 필생의 저작은 사서집주라 할 수 있다. 그 안에 다 있다. 대개 .. 2024. 1. 16. 혼자서 해도 되는 성리학 공부 흔히들 성리학 공부는 퇴계의 성학십도나 율곡의 성학집요, 아니면 주자어류, 성리대전 이런 책 갖다 놓고 스승을 한 분 모셔다 두고 공부해야 하는 거라 볼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책들 다 필요 없고 주자가 주를 달아 놓은 사서집주 하나만 있어도 된다. 사서집주에 달아 놓은 주자의 이야기가 사실 주자학의 전부이다. 그 내용을 이해하기 까다롭고 헷갈리다 보니까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주자어류, 성리대전도 보고 조금이라도 쉽게 공부하려고 요약 노트라고 할 성학십도, 성학집요도 보는 것이지, 사실 그런 책 본다고 주자학을 더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더 헷갈리기만 한다. 그게 주자어류나 성리대전 본다고 의문이 해결될 것 같으면 애초에 퇴계-고봉의 논쟁 같은 건 시작될 이유도 없다. 책 보면 다 나오는데 왜.. 2024. 1. 16. 이전 1 ··· 120 121 122 123 124 125 126 ··· 33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