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성리학 공부는 퇴계의 성학십도나 율곡의 성학집요,
아니면 주자어류, 성리대전 이런 책 갖다 놓고
스승을 한 분 모셔다 두고 공부해야 하는 거라 볼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책들 다 필요 없고
주자가 주를 달아 놓은 사서집주 하나만 있어도 된다.
사서집주에 달아 놓은 주자의 이야기가
사실 주자학의 전부이다.
그 내용을 이해하기 까다롭고 헷갈리다 보니까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 주자어류, 성리대전도 보고
조금이라도 쉽게 공부하려고 요약 노트라고 할 성학십도, 성학집요도 보는 것이지,
사실 그런 책 본다고 주자학을 더 잘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다.
더 헷갈리기만 한다.
그게 주자어류나 성리대전 본다고 의문이 해결될 것 같으면
애초에 퇴계-고봉의 논쟁 같은 건 시작될 이유도 없다.
책 보면 다 나오는데 왜 논쟁이 있겠는가?
주자학의 논쟁은 책을 덜 봐서 싸움이 난 게 아니고,
주자가 딱 싸움 날 만하게 써 놨기 때문에 싸움이 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건 책 더 많이 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각설하고,
사서를 들여다 보면 주자주를 큰 글자로 박아 놔서
이미 임진왜란 전후한 시기가 되면
주자가 떠들던 이야기는 사서집주만 구해 봐도 다 알 수 있는 시대였다.
강항을 만나 감화되어 승복을 벗어 던지고 "일본 최초"의 성리학자가 되었다는
후지와라 세이카는
강항을 만나 성리학을 처음 전해 들은 게 아니다.
이 사람 역시 사서의 주자주는 이미 사서집주에서 읽어 대략 알고 있었다.
문제는 주자가 성리학에 대한 설명을 하도 거지 같이 해놔서
사서집주의 주자의 주를 보면
딱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은 그 단계에서 맴돈다는것이 문제라는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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