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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66

임금을 엎어버리는 배 전국시대 말기 유가儒家 계열 사상가 순자荀子가 전대 문헌에 보이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순자荀子》 왕제王制 편에 보인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뜨게 하지만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 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则载舟, 水则覆舟. 이를 근자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박근혜를 탄핵하고, 감옥에 집어넣어버린 촛불혁명이다. 순자가 인용한 저 문장, 4구체인데, 유독 庶人이라 슨 대목이 2음절이라 벗어난다. 혹 民 혹은 臣 정도 단음절 글자인데 후대에 바뀐 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다. 2018. 10. 29.
이효석 <낙엽을 태우면서> 낙엽을 태우면서 이효석(李孝石, 1907~1942)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거의 매일 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건만, 낙엽은 어느덧 날고 떨어져서 또 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 세상 사람의 수효보다도 많은가 보다. 삼십여 평에 차지 못하는 뜰이언만, 날마다 시중이 조련치 않다. 벚나무 능금나무…. 제일 귀찮은 것이 벽의 담쟁이다. 담쟁이란 여름 한철 벽을 온통 둘러싸고 지붕과 연돌(煙突)의 붉은 빛난 남기고 집 안을 통째로 초록의 세상으로 변해 줄 때가 아름다운 것이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벽에 메마른 줄기를 그물같이 둘러칠 때쯤에는 벌써 다시 지릅떠볼 값조차 없는 것이다. 귀찮은 것이 그 낙엽이다. 가령 벚나무 잎같이 신선하게 단풍이 드.. 2018. 10. 27.
마지막 잎새 가을 탓 많은 거 안다. 그런가 하면 가을이 무슨 죄냐는 반문도 만만치는 않다. 저야 때가 되어 돌아왔을 뿐이요 내년 이맘쯤이면 또 어김없이 올 터인데, 그런 가을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애수 상념 고통을 가을 탓으로 돌리느냐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면 왠지 센티멘탈해야 하며 죽어가는 것도 이맘쯤이면 그것이 주는 상실의 아픔이 다른 계절보단 배가 삼가 사가해야 한다는 무언, 혹은 묵시의 동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가을이면 더 슬퍼하라. 단풍 만발하는 이맘쯤 저런 애수의 통념에 꼭 산통 깨는 일이 생기더라. 거센 바람 한바탕 휘몰아치거나 가을비 한번쯤 쌔리 부어 그런 폼내기용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꼭 한번은 생기더라. 아침부터 비가 쌔리 붓더니만 화살나무 밑이, 꽃잎 반열반.. 2018. 10. 26.
부활한 예수의 첫 일성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나서 제자들 불러다 놓고 하신 첫 말씀이 무엇이냐를 두고 여러 버전이 있다. 첫째, 기자들 왔어? 둘째, 사진기자는? 셋째, 동영상은? 넷째가 가장 유력한데..... 니들 밥은 얻어먹고 사냐? 하지만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라, 근자 다음과 같은 새로운 이설이 등장했다. 유투브 생중계 안 하냐? 2018. 10. 26.
백수는 왜 과로사 하는가? - 어느 해직기자의 충격고백 내가 2년 가까이 풍찬노숙했으므로, 이제 이건 어느 정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밥 산다는 사람이 많아서다. 나한테 밥 산단 사람 줄을 섰었고, 실제 밥 산 사람 많다. 한데 그렇게 산다는 밥 무러 다니다 보면, 진짜 가랭이 찢어진다. 혹 주변에 백수가 있거덜랑 밥 산다 하지 말며, 밥 사지 말고, 그 밥값 계좌로 입금해 주는 것이 진짜로 돕는 길이다. 백수에게 필요한 것은 밥이 아니라 돈이다. 돈!!!현금!!!! 미안하다. 나한테 밥 산 사람들아! 방법은 있다. 밥도 사고, 계좌 입금도 하고.농가서 해라. 담번에 또 해직되거덜랑 나 페북 자기소개란에 내 계좌번호 찍을란다. *** 이상은 내가 21개월간에 걸친 해직기간을 끝내고 복귀하고 조금 시간을 참다가 작년 오늘, 그러니깐 2017년 10월 25일.. 2018. 10. 26.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얼마전 나는 이 블로그를 통해 움베르토 에코 소설이 새로이 국내에 소개됐음을 '하염없는 부러움'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으로 소개했으니, 그 소설이 내 머리맡에도 있지만, 요샌 책 읽기 엄두가 나지 않는 바쁜 나날임을 핑계로 들쳐볼 생각도 못했거니와, 오늘 아침 문제의 소설을 우리 공장 문학 담당 임미나 기자가 아래와 같은 기사로써 소개한다. 가짜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움베르토 에코 마지막 소설'제0호' 출간…에코 "저널리즘, 가짜·조작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야" '제0호'라는 제목이 약간은 이질적이라, 그러면서도 에코 작품은 하도 많은 소개가 이뤄졌으니, 이번 책 역시 혹 기존 번역에 대한 새로운 버전 아닌가 하는 의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임 기자 보도를 보면 얼마 전 타계한 이 거장(1932∼2016)의.. 201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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