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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1966

여의도 불꽃놀이 왜 갔느냐 묻거들랑 뭐 귀차니즘 때문이었다고 해 두자. 뭐 사람 그리 복닥이는데 피곤하게시리 왜 가느냐 해서였다고 해 두자. 그런 귀차니즘과 피고니즘을 한 번쯤은 던져버릴 수도 있지 아니한가. 돌이켜 보니, 내가 뭐 그리 내 신념에 투철했던 것도 아니요, 그보단 수시로 변신 변심했더랬다. 그래 세상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조폭답사반원 한 분이 그제 생일이었단 소식을 접하고는 주말인 어제 번개를 쳤다. 태풍 여파로 전날부터 쌔리붓던 비가 오후 되니 일순 사라지는가 싶더니 가을 창공을 선사했다. 그래 하늘도 나를 돕는다 생각하고는, 번개쳐서 모인 반원 몇 명과 종로통 일대를 어슬렁이며 깔깔 웃다 밤이 이득해져 막 남영동에 내려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서쪽 하늘이 쿵쿵 거린다. 그래 그랬지. 오늘밤 여의도.. 2018. 10. 7.
태풍 지난 서울 하늘 어제 아침 쏟아지기 시작한 비가 오늘 낮이 되어 개이니 하늘이 올갱이 국물을 흩푸린 듯 하다. 태풍 콩레이가 남쪽을 지나 동해로 빠나갔다 하니 근래 태풍 중엔 한반도 미친 영향이 가장 컸다. 가을 태풍을 흔히 백해무익이라 하나, 꼭 그렇지만도 아니해서 모든 태풍이 그렇듯이 이번 콩레이 역시 적폐를 청산하고 창공을 선사한다. 2018. 10. 6.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는 법 찾아 보니 고려가요 중에서도 〈동동動動〉이 출전이다. 1년 한 해 농사 과정을 달마다 나누어 그 풍광을 노래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형식을 빌리되, 시종일관해서는 남자한테 버림 받은 여인네 궁색한 처지를 노래한 패로디 시문학으로, 그 6월 조가 다음이라. 19六月(유월)ㅅ 보로매 아으 별해 룐 빗 다호라.20도라보실 니믈 젹곰 좃니노이다.21아으 動動다리. 이에서 말한 6월 세시풍속은 그달 보름에 해당하는 유두(流頭)라, 이날은 각종 산해진미 차려 산간 폭포나 동쪽으로 흐르는 시내로 가서는 머리를 감고 액(厄)을 씻어 버리고는 놀이를 한판 벌이곤 했다. 한데 이 한자 표기가 묘해서 글자 그대로는 대가리를 물에다가 흘려버린다는 뜻이어니와,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를 물맞이라 했다고 하니, 이에서 유두는 결.. 2018. 10. 6.
가을비 우산속 aging 제주 앞바다까지 치고 올라온 태풍 콩레이 여파라 하는데, 아침부터 종일 비가 그치지 아니한다. 한반도 남쪽을 관통한다는 예보가 있거니와, 그런 엄포만 놓다 시름시름 앓다 가 버린 저번 태풍보단 분명 위력이 센 듯, 녹조 범벅인 지난 여름에나 올 것이지, 왜 이 계절이란 말인가? 저들은 우리 공장 인부들이거니와, 우산을 보면 그 우산을 걷어치지 아니해도, 그것을 쓴 사람 연령대를 짐작하거니와, 저런 파라솔형 골프형 우산은 나이들수록 선호하거니와, 실제 저 큼지막한 우산 아래 고난의 연초 행진을 마치고 공장으로 복귀하는 저들은 나이로 보면 쉰 안팎이다. 그에 견주어 젊을수록 대가리만 덮을 만 해서, 접으면 한줌인 접이형 초간단형을 선호하니, 이 비 그치면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쏙 넣고는 표표히 사라진다. .. 2018. 10. 5.
구폰을 퇴역시키며 모든 만남이 그랬듯이 너 또한 느닷없었다. 마른 하늘 날벼락처럼 내려 어쩌다 수송동에 똬리를 틀었으니, 돌이켜 보건대 그때가 2016년 1월 아니면, 그 전달이었을 것이로대, 내가 무에 널 특별히 어여쁘다 해서 골랐겠는가? 너를 앞세운 신모델이 나왔다기에 네 동료 중 고른다는 것이 어쩌다 너였으니,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장난이었느리라. 뭐 필연이라 해도 달라질 건 없다. 벼락 같은 만남이었으니, 내 너를 라후라마즈다를 앞세워 퇴출하노라. 나를 원망하지 말지어다.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다 보니, 미운정고운정 이런저런 잡상 만감이 교차하며, 어느새 이젠 피로감과 처연함과 무던함과 무료함이 밀려왔더랬다. 마침 새 사람 나타났다 하니, 미루고 미루다 나 역시 갈아타고자 한다. 이별을 결심하니 부디 너는 좋은 .. 2018. 10. 5.
홍시 모노가타리 아직 이 단계는 아니나, 이달 말이면 대한민국은 온통 홍시로 넘쳐난다. 나훈아는 홍시를 보며 따뜻한 젖가슴 내 주던 엄마를 떠올렸지만, 나는 그냥 초로 등치한다. 제맛을 내는 홍시는 실은 초로 변하기 직전의 그것이라, 하지만 이 무렵,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홍시는 곧잘 땅으로 고공직하하기 마련이다. 먹을 것 없던 그 시절엔 흙만 대강 털어내곤 한 입에 털어놓곤 했으니, 그것 하나만으로도 꿀맛 방불하던 시절이었다. 먹을 것이 지천으로 깔리는 지금은 중력의 법칙을 시험한 홍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괜실이 밟았다간 개똥 소똥과도 같은 대접이니, 하기야 어쩌겠는가? 시대가 변하고 입맛도 변했거늘, 홍시라고 언제까지나 나훈아가 기억하는 그 홍시로 남을 수는 없지 않은가? 터져버려 더는 손 쓸 재간이 없.. 2018.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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