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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1705

전투에 앞서 말꼬리 묶어 천지신명에 기도한 거란군 방금 끝난 고려거란전쟁 31화인가를 보면 귀주 벌판에서 거란군과 한 판 붙기 전에 거란군이 행하는 의식 중에 말꼬리를 끈으로 묶고 천지신명한테 기도하면서 검은 염소 한 마리를 희생으로 삼는 장면이 있거니와, 이게 나름으로 근거가 있다. 요사遼史 권50 지志 제20 예지禮志 삼군의三軍儀 예지禮志4를 보면 황제친정의皇帝親征儀라 해서 황제가 직접 전쟁에 출전해 전투를 행할 무렵에 행하는 의식이 소개됐거니와, 개중 한 구절에 이런 표현이 있다. 장차 적군을 접촉하기 전에 말꼬리를 묶어 하늘과 땅에다가 기도하며 배례한 다음에 적진으로 달려든다. 성을 함락하고 적군을 무찌른 뒤에에도 하늘과 땅에 제사하는데 흰 양과 검은 양을 희생으로 쓴다. 將臨敵,結馬尾,祈拜天地而後入。下城克敵,祭天地,牲以白黑羊。 이것 말고 반사班.. 2024. 3. 9.
고대 메소포타미아 푸아비 여왕이 걸친 인더스 보석 장식품 아이러니한 사실은 인더스의 장인정신과 예술성의 가장 놀라운 사례 중 하나가 모헨조다로 Mohenjo-daro 나 하라파Harappa, 심지어는 아대륙 subcontinent 이 아니라 고대 메소포타미아 ancient Mesopotamia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이 장식품은 기원전 2500년쯤에 조립되었다는 대략적인 날짜도 있다. 그리고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지도. 우르 시 city of Ur 푸아비 여왕 Queen Puabi이다. 그녀가 죽었을 때, 그 수의는 너무 많은 홍옥수 carnelian, 청금석 lapis , 금, 마노 agate 로 만들어졌기에 그 당시 보는 사람들이 그래야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숨이 막힐 정도다. 그것이 발견되고 나서, 10년 전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견된 것과 비교 검토.. 2024. 3. 9.
평양을 능가하는 청천강변 대도회 안주 앞서 자비 유배 출전인 황자黃梓(1689)~?)의 1734년 진주사행陳奏使行 기행록인 갑인연행록甲寅燕行錄을 보면 오가는 길목에 안주安州 라는 데를 모름지기 지나기 마련이라, 이곳은 청천강변이라, 나루가 모름지기 있기 마련이며, 나아가 바다에서 거리가 얼마되지 아니하는 까닭에 배가 들어왔을 곳이다. 이런 데 도시가 형성되기 마련이어니와, 고려거란전쟁에서도 중요한 무대로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고려는 거란과 압록강을 경계로 설정하기는 했지만, 일단 그것이 뚫리면 1차 방어선이 청천강이라, 이 청천강을 지켜야 서경을 보호하게 된다. 고려시대 안주가 어떤 면모였는지 증언이 많지 않아 아쉽기 짝이 없거니와, 그로부터서 훨씬 시대를 내려와 조선시대 증언을 보면 그곳이 점거하는 위치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 적지 않으.. 2024. 3. 9.
[마질차] (5) 신목태후의 등장, 싹트는 반란의 씨앗 이에 앞서 소명태자昭明太子가 무열제武烈帝의 명으로 흠운欽運의 딸을 아내로 맞기로 약속했으나 일찍 죽으니 흠운의 딸은 스스로 소명제주昭明祭主가 되고자 하니 자의후慈儀后가 허락하니 이가 곧 소명궁昭明宮이다. (정명政明) 태자와 더불어 모후母后가 자주 소명궁으로 거둥하니 태자가 소명궁을 좋아하여 마침내 이공전군理恭殿君을 낳았다. (이에) 후后가 소명궁에게 명하여 동궁東宮으로 들어가게 하고 선명궁善明宮으로 이름을 바꾸니 총애함이 흠돌의 딸보다 크기 흠돌의 딸이 투기를 했다. 화랑세기 제32세 풍월주 신공信功 전에 보이는 이 구절이야말로 곧이어 펼쳐질 일대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예고하는 암시다. 당시 왕실 권력구도를 보면 이미 태종무열왕 김춘추는 죽고 없는 가운데 가장 큰 어른으로 그의 정비이면서 김유신과 김흠순 .. 2024. 3. 9.
암울이 겹치는 중대 신라왕실, 유성은 삼대성을 침범하고 천구성은 곤방으로 곤두박칠하다 삼국사기 문무왕본기下를 보면 그 말년에 두 가지 이상 천문 징후가 있으니, 그가 죽기 직전 재위 21년 5월에는 유성流星이 삼대성參大星이라는 별자를 침범한 일이 있는가 하면 그 다음달에는 천구天狗라는 별이 곤방坤方에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 한다. 이런 천문 이변은 뭐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보통 왕과 그에 준하는 중요한 인물이 곧 죽거나 혹은 왕조 자체가 멸망할 때 그것을 암시하는 전형의 예고편이라 이 경우는 더 간단해서 문무왕 김법민이 7월 1일 죽을 것임을 암시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왜? 저와 같은 일은 보통이면 일어나서는 안 되지만 일어났다는 것은 그것 자체가 상례의 파괴로 해석된 까닭이다. 한데 문제는 저 두 가지 사건이 모조리 문무왕 죽음을 암시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저 둘을 각.. 2024. 3. 9.
남들 다 해먹고 박물관장 막차 탄 최순우 혜곡兮谷 최순우崔淳雨는 같은 개성 출신으로 같은 우현 고유섭을 사사했다 하지만, 나란히 1918년생인 황수영 진홍섭보다 두 살이 많다. 더구나 황과 진 두 사람이 비교적 일찍 학계 교수로 튄 것과는 달리 끝까지 박물관을 지켰으니, 태평양전쟁 말기 박물관에 발을 디딘 이래 죽을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가 국립중앙박물관장직을 퇴사한 시점이 1984년 12월 1일이요, 그가 사망한 시점은 그보다 보름 뒤인 같은달 16일이다. 사임 시점 문공부 장관 이진희랑 한 판 붙었다는데, 그 충격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저 3인방 중 진홍섭은 국립박물관 산하 경주박물관장(실은 분관장)을 하다가 1963년에 이화여대로 튀었다. 학계에는 비교적 늦게 진출했다. 최순우 이력을 보면 1943년 고유섭이 관장.. 202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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