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혹은 역사업계에서 그리스 섬 시로스Syros는 이름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에게해 섬이라면 모름지기 그것을 선전할 만한 삐까번쩍한 유적이나 유물?
떠오르는 존재가 없는 까닭이다.
일반 관광업계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다.
다만 하루 종일 코딱지만한 읍내 곳곳을 휘젖고 다녔는데도 한국관광객은 구경조차 할 수 없으니,
그네들한테도 사정은 좀 비슷하지 않나 상상해 본다.
다만 젊은 여성취향? 이런 데로는 제격인 곳이 어떤가 생각해 본다.
내가 그네들 심성을 모르지만 말이다.
이른바 인스타 성지? 이런 데로 어울린다는 생각은 했다.
무엇이 그리스적인지 알지는 그리스못하나, 읍내 전반은 짙은 베네치아 냄새가 난다.
아마 베네치아 지배를 받지 않았나 하는데 자세한 건 찾아봐야겠다.
이곳 지인은 그리스답지 않게 예쁘다 이런 느낌을 주면 베네치아 유산이라 보면 된다 하는데,
이건 뭐 우리가 좀 잘 만든 불상 만나면 통일신라시대다 라고 하면 기본 점수는 따고 들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그런 까닭에 도시는 전반으로 보아 깔끔하다.
오로지 관광으로만 먹고 사는 도시 같다.
나처럼 역사문화재에 혹닉하는 사람들한테는 인기가 있기는 힘든 곳이다.
박물관이라 해서 생리 해결하러 들어가기는 했지마는, 켤렉션과 시설 모두 형편없는 구멍가게다.
나는 이곳에 오전 9시50분에 내려 저녁 8시10분에 나간다.
볼 만한 유적 유물이 없으므로, 한두 시간 돌아보고선 종일 이 카페 저 카페 옮겨다니며 빈둥빈둥인데
그래서 좀 갑갑하기는 하나, 덕분에 아테네 오느라, 그리고 오자마자 연신 도는 바람에 쌓인 피로를 푸는 곳이라서 좋다.
이른바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한테 추천할 만한 좋은 곳 아닌가 한다.
[발칸기행](13) 박물관 존재 이유는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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