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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아침 일곱시 삼십분
그 유명하다는 그리스 메테오라 어제 늦게 들어와서는 하룻밤 밑에서 유숙하고는
지금 그 뒷동산 포인트라는 데를 차로 몰고 와서는 멍때리기를 하는 중이다.
이 멍때리기는 강요된 것이라 내 자발의지랑은 눈꼽만큼도 관계가 없다.
왜?
계속 비가 내리는 데다 그에 따른 짙은 연무에 암것도
진짜로 암것도 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기온도 뚝 떨어져 지금 나는 차에서 히트 켜놓고 논다.
연무가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눈에 뵈는 게 없음 실성일 텐데 그냥 허탈하다.
오후엔 베르기나로 다시 두 시간을 북상해야 하는데 이러다 귀신 같은 메테오라만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어제 늦게 입성하며 받은 첫 인상은 기암절벽 솟구쳐 기이한 광경 연출하는 이곳이 나한테는 또 다른 장가계였다.
평지로 내려온 작은 장가계 말이다.
이곳을 환장하는 이유는 첫째 수도원 둘째 절경이기 때문이겠지만
그에 더해 그리스기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
규모나 그 장대함에서 이 메테오라는 장가계가 필두하는 여타 지역 기암절경 견주어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수녀원이 유명하다 하고 그에 비롯해서 교회관광이 많지마는 우리네 개신교 기준으로 보면 이짝은 모조리 그리스 정교회 계통이라 이단이다.
밤 풍경은 비 때문인지 더 이슥해서 천상 귀신집이었다.
예서 뭘 보고 가라 여관집 주인이 어제 추천했으나 뵈는 게 없어 그냥 참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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