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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생면부지 땅, 한 달만에 운전대를 놓았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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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로 다시 입성했다.

디온 출발이 아침 아홉시였고 차량을 반납하기는 저녁 6시였으니 거의 반나절 운전해 남하했다.

대략 480킬로미터가 찍히니 서울 부산 거리보다 조금 멀다.

물론 그 어중간 두어 군데 들렀으니 계속 운전만 하지는 않았다.

지난 한달

돌이켜 보니 중간 잠시 쉬기도 했지만 내리 운전을 했다.

차량을 반납하고 나니 실은 맥이 풀린다.

생면부지인 땅에서, 더구나 내 차도 아닌 남의 차를 아무리 돈주고서 임대해 부린다지만 신경을 더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반납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놓이고 맥이 풀린다.

당분간은 운전할 일 없었음 싶다.

내 가고 싶은 데로 싸돌아 다녔지만

혈혈단신 혼자서 이런 땅에서 운전하고 다니는 일이 어찌 편안하기만 하겠는가?

운전대 잡는 순간은 하시도 방심할 수 없고 그럼에도 번번이 길을 잘못 들어 고생하고 사람 없는 톨게이트에선 지폐를 어디에 꽂는 줄 몰라 쩔쩔 매기도 했다.

닥치면 다 한다지만 그런 닥침이 어찌 매사 즐겁겠으며

어찌 매사 아무일 없듯 쑥쑥 지나가겠는가?




누군가 왜 내 이동동선을 밝히느냐 했지만 왜 그랬겠는가?

혼자서 움직이는 사람은 더 앞날을 모르는 법이라 혹여 모를 일을 위한 방편이었다.

새로운 문물을 만나는 흥분 또한 무시하지 못하나 집 떠나면 다 개고생 맞다.

그래 나는 무얼 배우러 나온 것이 아니라 사서 고생하러 나왔다.

거창한 결심 그딴 거 없다.

다만 일상 혹은 클리쉐에 변화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

이런다고 품고 나온 것들, 예컨대 환멸이 풀리겠는가?

더 심해질 것은 나도 안다.

그래서 더 혹사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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