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궁댕이를 응시하는 말 암각화다.
연세는 대략 3만7천살, 주거지는 프랑스 지롱드 땅 Pair-non-Pair Cave 라는 데다.
이 정도면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이미 피카소 감성을 구비한 증거 아니겠는가?
내친 김에 저 페르 농 페르 Pair-non-Pair 동굴이란 분을 잠시 탐구해 본다.
혹 이런 여행이 지겨운 분은 여기서 퇴장하심 된다.
밥 숟가락은 들게 할 순 있지만 사약이 아닌 이상 강제로 먹일 순 없다.
[위치]
Pair-non-Pair Cave [Grotte de Pair-non-Pair] 는 프랑스 지롱드 Gironde 소재 Prignac-et-Marcamps 마을 근처에 위치한다.
1881년 3월 6일 달로 Daleau 가 발견된 이 동굴은 "선사시대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래된 예술 사례 중 하나"인 "말, 아이벡스 ibexes, 세르비대 cervidae, 소와 매머드" 암각화로 유명하다. 시대는 후기 구석기 Upper Paleolithic 대략 3만년~2만5천년 전 아리냑 문화 시대 Aurignacian cultural period로 본다.
스페인 알타미라 Altamira와 아르데슈 Ardèche의 샤봇 Chabot에 이어 구석기 동굴로는 벽화가 발견된 세 번째가 된다.
1901년 12월 20일 프랑스에서 역사적 기념물로 분류되고 등재된 최초 동굴이기도 하다.
고고학자 프랑수아 달로 François Daleau(1845~1927)가 1881년 3월에 시작한 발굴조사가 1913년까지 계속되었다.
1883년 벽에서 선들 lines 이 발견되고 1896년 처음으로 동물 벽화가 밝혀지면서 진위를 의심받지 않으면서 선사시대 예술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주요한 증거 중 하나로 제출되기에 이른다.
정확한 발견 경위는 모호한 지점이 있다. 지역 설화에 의하면 초원을 걷던 양 한 마리가 어떤 틈에 끼었다가 풀려나서 이 동굴로 들어가는 바람에 발견됐다는 말도 있지만 뭐 언제나 서양 전설은 이렇다.
동굴 내부는 길이 20m 정도라, 이를 세 구역으로 나눈다. "갤러리 노드 Galerie Nord " - 북쪽 갤러리, "살레 드 그라비아 Salle de Gravures " - 조각실, 그리고 "코리도르 폰데레 Corridor effondre " - 붕괴된 회랑이 그것이다.
원래의 동굴 입구는 후기 샤텔페로니안 시대 Châtelperronian period 인 35.000년에서 29.000년 사이에 이미 붕괴되었다.
그렇지만 오리냐키아와 그라베티아 시대 Aurignacian and the Gravettian period 에 여러 개 2차 입구를 통해 접근 가능했다. 동굴은 점차 잔해로 덮여 있고 퇴적물로 가득 찼다.
프랑수아 달로는 위에서 굴뚝을 통해 동굴에 접근해 퇴적층을 통해 꾸준히 아래쪽으로 작업했고, 그곳에서 입구가 드러났다.
그는 고고학 층위에 점진적인 발굴 기술을 적용했고, 그가 발견한 모든 유물을 기록했다.
암각화 외에도 벽화, 1만 5천 개 석기 조각, 60여 종 동물 뼈 약 6천 점이 발굴되어 기록되었다.
오리가니아 Aurignacian 시대에 퇴적물이 이미 벽면을 완전히 뒤덮었는데, 이 사실은 이 예술 작품들이 그라베티아 이전에 산 거주자들이 제작했음을 시사한다.
인류의 동굴 점유는 무스테리아 Mousterian (~80,000 BP), 샤텔페로니아 Chatelperronian (~40,000 BP), 오리냑 Aurignacian (~30,000 BP), 그라베티아 Gravettian (~25,000 BP) 문화에서 6만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10]
앙드레 샤이니에 André Cheynier 와 앙리 브뢰유 Henri Breuil 는 1963년 퇴적물 층위와 많은 석기 유물과 동물 뼈의 정확한 위치를 분석하고 네 개 정착기를 설정했다.
화석과 발견 도구 특징을 근거로 가장 초기 두 정착기는 샤텔페로니아 시대에 뜸하게 보이다가 오리냑 Aurignacian 시대에 완전히 사라지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Homo neanderthalensis 에 속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샤텔페로니아 Châtelperronian 시대에 동굴 입구가 붕괴된 후 오리냑 시대에 이르러 조각실 왼편으로 이어지는 다른 입구가 axial cavities로 확보되었다.
이 기간은 더 짧고 동굴 깊숙한 곳에 있는 노던 갤러리에 주거가 더 집중되었다.
그라베티아 Gravettian 시대에는 방 벽에 동물 표상(말, 염소, 희귀 메갈로케로스 사슴 및 매머드)이 조각되는 기간에만 북쪽 갤러리 Northern Gallery에 사람이 거주했다.
동굴은 약 22000년에서 20000년 전 사이에 파편과 퇴적물의 축적으로 버려졌다.
이곳 동굴 벽화 소재 동물 그림들은 아직 완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눈에 띄게 작은 동물과 새는 없고, 육식동물은 곰 몇 마리와 야생 고양이 정도만 아주 미미하게만 보인다.
아이벡스 ibex 조각이 가장 빈번하게 발견되지만 그 유골은 이곳은 물론이고 지롱드 다른 선사 시대 유적에서도 발견되지 않아 의문이 있다.
동굴 벽을 장식한 동물 대부분은 쌍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매머드도 두 마리, 오록스 aurochs 도 두 마리가 마주보며 말은 두 마리가 나란히 보인다.
저명한 동굴 미술 전문가 Henri Breuil이 1898년 처음 이곳을 조사할 때 이 말 중 하나에다가 Agnus Dei 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은 머리를 엉덩이 쪽으로 뒤로 돌리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림 중에는 길이 최대 3.50m에 달하는 뿔 갖춤 유라시아 가장 큰 사슴인 메갈로세로스 기간테우스 Megaloceros giganteus 도 보인다.
이런 벽화 말고도 팔레트로 사용한 황토 덩어리와 소 견갑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조각하고 잘라낸 뼈, 돌과 뼈로 만든 구슬, 심지어 독수리 뼈로 만든 피리까지 밝혀졌다.
이런 유물들은 이 동굴 입주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상징성과 미학을 다루고자 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
*** 원고 토대는 위키피디아 영문판이며 관련 도판 주요 출처는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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