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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숙(1880-1933)과 김형식(1886-1927)을 만나다>
근대 제주 사회의 '거물'이자 항일운동가, 교육자였던 두 인물을 제주 조천공동묘지에서 만났다.
장마가 가까워서 수풀이 우거지는 바람에 이리저리 긁히고 넘어져 자빠지기도 했지만, 간 보람은 있었다.
"진정한 열부라면 충실한 반역자 무리일 것"이란 여성 독립운동가의 묘비명을 읽어보는 경험을 아무데서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그 분, 김시숙의 산소는 너무나 초라하였다.
그 앞 소나무가 너무나 굵고 커서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그 옆 김형식(김시숙에겐 사촌동생)의 산소는 후손이 벌초를 다녀갔는지 제법 멀쑤룩하였다.



일본 유학을 다녀왔고 시문으로 이름났던 지식인인 그는 사실 큰 주목을 받지 못해,
그 동생 송산 김명식(1891-1943)이 <동아일보> 기자와 <신생활> 주필을 지내며 항일적 활동을 하는 등 워낙 잘 알려져 가려진 면도 크다.
실은 송산의 산소도 근처에 있다기에 찾아가보려 했는데 낙양성 십리허에 접풀만 무성하여 도대체 어디 있는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아쉬운 대로 두 어른에게 막걸리를 부어드렸다.
가을이 지날 즈음 한 번 다시 와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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