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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호불 정영호의 기와 탁본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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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기와 탁본>

때는 바야흐로 1981년 동짓달,

미술사학자 호불 정영호(1934-2017) 선생께서 강원도 영월에 계셨다.

그곳 태화산이라는 산에 삼국시대 산성이 있었는데, 답사 중이셨는지 발굴 중이셨는지, 거기서 '벼슬 관'자 명문이 든 수키와 하나를 구하셨다.

이걸 선생은 정성들여 탁본하고, 그 내력을 적어 이듬해인 1982년, 이 아무개 선생(이름은 밝히지 않는다)에게 선물한다. 

한동안 액자로 되어 있었는데, 비를 맞았는지 아래쪽이 습기를 잔뜩 먹었다.

그러면서 액자에서도 뜯겼고, 언제부턴지 이리저리 떠돌다가 어느 헌책방에 들어왔다.

그 주인이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두었는데, 사가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내 눈에 띄었다.

헐값에 사서 배송을 받아보니 탁본도 나쁘지 않고, 글씨도 좋았으며,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표구를 맡겨 액자를 새로 꾸몄다. 

이 기와를 이었을 건물은 고구려의 관병들이 들락거리던 성문이었을까, 아니면 신라의 태수가 머무르던 관청이었을까? 

그리고 천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30여 년 전 세상 빛을 다시 본 이 기와는 지금 어디 있을까?

호불 선생도 돌아가시고, 남은 건 이 탁본뿐이다.

 

*** 편집자주 ***

 

저게 고구려 기와던가? 저런 양식 훗날 이곳저곳에서 출토됐는데 고구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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