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감이 화려하게 살아있는 이 부츠는 놀랍게도 연세가 2천300살.
그 진원지는 알타이산맥 기슭 스키타이 무덤이다.
이 스키타이 여성 신발이 출현한 시점은 좀 오래되어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빨간색 천으로 감싼 이 가죽 부츠는 보석, 음식, 무기, 의류와 함께 발견되었다.
다른 지역 고대 문화와 마찬가지로 스키타이인들 역시 사후 세계에서 유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지품과 함께 죽은 사람을 묻었다.
스키타이인들은 깊은 구덩이를 파고 그 바닥에 나무 구조물을 만들어 무덤을 만들었다.
통나무집 같은 이 무덤은 어두운 펠트로 안감과 바닥을 깔았고 지붕은 낙엽송, 자작나무 껍질, 이끼 및 기타 지역 재료로 덮었다.
그 모식을 보면 아래와 같다.
스키타이인은 유목을 주업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런 무덤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하긴 뭐 유목민이라 해서 죽지 않겠으며 죽었다 해서 시신도 유목하겠는가? 이상할 것도 없다.
대략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200년경까지 최대로는 흑해 북부에서 중국 북부 지역까지 중앙아시아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들 자신이 기록을 남기지 아니해서 여전히 베일에 쌓였다.
대신 그들과 접촉한 그리스인, 아시리아인, 페르시아인이 남긴 편린이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들 모두 스키타이를 겁냈다는 사실이다.
팔뚝 굵은 마동석 같은 인상이었나 보다.
헤로도토스는 그의 역사에서 "그들을 공격하는 자는 누구도 피할 수 없고, 그들을 붙잡을 수 없다"고 썼다.
그들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가 강력한 활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무식하게 힘자랑만 일삼는 사람만은 아니었다.
쿠르간kurgans이라고 일컫는 그네들 무덤을 통해 그네들 문화를 엿보게 된다.
유목민 답게 그네들 껴묻거리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과 동일한 성격을 지니면서도 휴대가 가능하고 가볍고 작다는 특징이 있다.
작은 술병과 나무 그릇이 포함된다.
이런 부츠도 넣었다.
저 부츠는 부드러운 붉은 가죽으로 만들었고 밑창은 황철석 수정 pyrite crystals 과 검은 구슬black beads로 수놓은 기하학적 패턴으로 장식했다.
걷다보면 쉽게 헤지는 부츠를 왜 저리 화려하게 장식했을까?
일부 역사가는 스키타이인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모닥불 주변에서 사교 활동을 했다고 믿는다.
이 자세에서는 저 신발 바닥이 다른 사람한테도 보인다.
하지만 영 와 닿지 않는다.
신발 상태가 깨끗하다는 점은 죽은 자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임을 명확히 말해준다.
생전에 신던 신발이 아니었다.
저런 놀라운 보존상태야 당연히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 영구 동토층의 힘 아니겠는가?
에르미타주박물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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