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기원전 6세기 독일에서 발견된 켈트시대 귀틀무덤을 소개했거니와, 내친 김에 다른 켈트 무덤 하나를 본다.
위키피디아 영문에도 오른 호흐도르프 족장 무덤 Hochdorf Chieftain's Grave 이라는 데를 살핀다.
이 무덤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의 호흐도르프 안 데어 엔츠Hochdorf an der Enz(에버딩겐Eberdingen 소재) 근처에서 출현한 화려한 켈트족 묘실Celtic burial chamber이다.
할슈타트 문화 시대Hallstatt culture period에 속하는 기원전 530년에 만들었다 하니, 앞서 소개한 저 무덤과 거의 만든 시기가 같다.
지역성, 그리고 등장 연대에서 두 무덤은 흡사 닮아있어야 한다.
실제도 그래서 구조는 귀틀무덤이다.
이 무덤은 한 아마추어 고고학자가 1968년 발견하고, 발굴 전문가인 프리츠 마우러(Fritz Maurer)와 협력해 독일 고고학자 Jörg Biel 지시에 따라 Baden-Württemberg Landesdenkmalamt로 알려진 국가 역사 유적 사무소에서 1978년부터 1979년까지 전면 발굴했다.
본래 무덤을 덮은 봉분은 높이 6m, 지름 약 60m에 달했다고 생각되지만 끊임없는 침식과 농업용지 이용에 따른 침해로 조사 당시 봉분은 높이 약 1m로 줄어든 상태였고, 그런 까닭에 이곳이 무덤인 줄도 모른 상태였다.
조사 결과 약 50세, 키 180cm에 달하는 한 남성이 매장실 내부에 있는 8개 바퀴가 달린 275cm 청동 안락의자bronze recliner 위에 누워 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
뭐 말이야 안락의자라 하지만, 생김새는 딱 구유 아니면 욕조다. 뭐 말이야 저렇지 청동으로 만든 관이다. 재활용인지도 모르겠다.
출토 유물로 보아 이 사람은 아마도 이 지역 켈트족 족장Celtic chieftain이었다고 짐작한다.
권력자니 이런 화려한 무덤을 쓰지 않았겠는가?
목에는 금도금 토르크gold-plated torc, 오른팔에 팔찌bracelet 하나, 자작나무 껍질birch bark로 만든 모자, 금도금gold-plated dagger 청동 단검을 차고 묻혔다.
청동과 철, 값비싼 옷가지, 호박 보석류amber jewelry, 면도칼razor knife 하나, 손톱깎이nail clipper 하나, 빗comb 하나, 낚싯바늘들fishing hooks, 화살류arrows,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금은 분해된 그의 신발에 있던 얇은 양각 금판들embossed gold plaques이었다.
그 의자 밑에서는 챙 주위에 세 마리 사자를 장식한 커다란 가마솥 콜드론 cauldron 하나가 있었으니, 이는 본래 마그나 그라이키아Magna Graecia에서 수입해 나중에 현지식으로 변형한 것이다.
이 가마솥은 원래 약 400L(88imp gal, 110USgal) 벌꿀술mead로 차 있었다.
이 호트도로프 무덤에서는 대마Hemp 혹은 대마초cannabis도 발견되었다.
무덤 동쪽에는 청동 접시 bronze dishes 세트가 담긴 철판 댄 목제 사륜수레 iron-plated wooden four-wheeled wagon가 있었으니 그와 더불어 벽에는 9명을 서비스할 수 있는 마시는 뿔 drinking horns[뿔잔을 말하는가?]이 있었다.
무덤에서 발견되는 탈것은 덮어놓고 상여로 의심해야 한다는 말 누누이 했다.
이것도 볼짝없다.
이 묻힌 사람 시신을 옮기고선 무덤에다 그대로 묻어버린 것이다.
늘 말하지 않던가?
이런 고고학 해석은 외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이런 잘할 수 있는 걸 왜 안한단 말인가?
여기서 알짱대지 말고 세계로 나가라!
매장실 전체에는 정교한 직물류가 발견됐다.
크라우세Krausse(1999)는 이런 유물 조합이 이곳에 묻힌 사람이 추장과 성직자 또는 Sakralkönig(신성한 왕)이 결합된 지위를 지녔음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스파니Gaspani(1998)에 따르면 직사각형 매장실 대각선들diagonals은 18.6년마다 발생하는 주요 달 정지 lunar standstill[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에 맞추어 배열됐다고 한다.
이 무덤은 그라펜뷜Grafenbühl 무덤 및 Kleinaspergle과 같은 다른 엘리트 매장지로 둘러싸인 할슈타트 시대 요새화한 정착지이자 Hohenasperg의 '왕자 자리princely seat'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무덤 발굴 이후 봉분은 원래 높이로 재건했다.
이후 Keltenmuseum Hochdorf[켈트박물관 이라는 뜻인듯]라는 박물관이 근처에 들어서 1991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을 건설하면서 고대 켈트족 마을 기초가 발견되었는데, 아마도 그 마을은 족장이 속해 있었을 것이다.
이 정착지 유물 또한 이 박물관이 수장한다.
영디기 운짱 삼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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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출현한 2천600년 전 켈트 최고지배층 나무 무덤
https://historylibrary.net/entry/%E3%84%B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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