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박물관계는 암울하다.
네덜란드에서는 한 박물관이 야음을 틈타 도둑님들이 폭발물을 터뜨려 문을 따고 들어가시고선
그곳에 대여 전시 중인 루마니아 국보급 문화재 넉 점을 싸서는 유유히 사라진 일이 전해지더니
오늘 아침 나는 내 눈을 의심했으니, 서울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이 화마에 휩싸였다는 급보가 타전된다.
처음 나는 저 소식을 들으면서 그 인근 어딘가에서 불이 났다는 말로 들었지만,
이내 TV 화면을 보고선 내 눈을 의심했으니
옥상으로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도 아니요, 옛날 석탄을 때던 공장 굴뚝에서나 볼 법한 시커먼 연기가 거대한 규모로 치솟는 장면이 아닌가?
듣자니 박물관은 지난 10월 이래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하고서는 관련 공사 중이었다 하거니와,
아마도 이 공사 과정에서 불길이 일었는지 하겠거니와,
화재가 발생한 시점이 오전 8시 40분이요 발화지점은 3층 공사현장이라 한다.
방금 소방당국 발표를 보면 당시 3층에는 6명이 작업 중이었다 한다.
연기가 솟은 지점은 옥상이라, 저 박물관이 3층인가 4층인가 아리까리했지만
3층은 문화재가 전시된 공간으로 기억하는데 박물관 쪽 설명을 들으면 문화재는 대피시킨 듯 하나
그렇다고 저 규모 연기 화재라면 내부가 적지 않은 연기 타격을 보지 않았을까 한다.
뭐 이런 말하긴 그렇지만 훈증처리라 할까 아무튼 안심하지 못한다.
박물관 미술관이라 해서 안전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다른 시설보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낫다 하지만, 실상 넋없이 당하는 데를 보면 그딴 안전? 별 도움 되지 않더라.
저 네덜란드 아센 지역 드렌츠박물관만 해도 설마 폭발물로 문을 따는 일이 있으리라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보도를 종합하면 박물관은 문을 닫으면 보안시스템에 모든 걸 맡기도 당직자 숙직자도 없다는 모양이라
하긴 저리 마음 먹고 들이닥치는 상황에서 당직 숙직제도는 그 사람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일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말이 벌써 저쪽에서도 나오는 장면을 관련 보도에서 봤다.
박물관 미술관은 언제나 보안 안전 관련 질문이 나오면 하는 말이 우리는 대비가 철저하다 이런 말을 앵무새처럼 한다.
하지만 백퍼 안전을 담보하는 시스템이 있던가?
그렇게 철저하다는 그런 데서 브라질과 러시아에서는 얼마 전에 박물관 혹은 도서관이 홀라당 타고 말았단 말인가?
누구도 보안 안전은 담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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