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말하는 19세기 영국 작가 집안 브론테 자매는 셋이라, 이들은 다 요절에 가까운 나이에 훅 갔고 또 한두 작품만 꼴랑 남기고 훅 갔으니
맏이 샬럿 브론테 Charlotte Brontë(1816~1855)가 제인 에어Jane Eyre를 남겼고, 막내 앤 브론테 Anne Brontë(1820~1849)가 앤 그레이Agnes Grey를 썼으며, 중간치기 에밀리 브론테 Emily Brontë(1818~1848)가 그 유명한 워더링 하이츠 Wuthering Heights 저자다.
내 기억에 저들은 한 시기 한 출판사에서 모조리 필명으로 발표됐다 기억하거니와, 두 살 터울씩인 자매들 저 육필 원고가 근자 발견 공개되었다 해서 화제가 된 적 있거니와,
그걸 보면 원작은 형편 없어 편집자가 다 뜯어고쳤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저 중에서 영문학사에서는 워더링 하이츠를 가장 높게 치는 게 아닌가 하는데, 제목 그대로 이건 고딕 소설 Nothic novel 첨단을 달리거니와,
하도 읽은지 오래 되어 놔서 나는 이제 줄거리도 기억나지 않고 오로지 뇌리에 남은 건 히스클리프Heathcliff라는 남자 주인공 이름 뿐이다.
그 배경이 되는 실제 영국 무대가 어디 있다는 말은 들었고, 그래서 이제나저제나 그 현장은 한 번 가 봤음 한다는 욕망은 있지만 아직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명색이 영어영문학을 했다는데 왜 저 작품을 아니 접했겠는가?
3학년 때인가 복학하고서 전공 선택인지 필수로 19세기 영국소설이 있었고, 그 강좌를 언더우드 4세 원한광元漢光이라는 교수님이 담당이셨다.
맞다 연희전문 설립자인 그 언더우드 4세손 언더우드 선생 말이다.

내가 학교에 다닐 적엔 그 아버지, 그러니깐 언더우드 손자가 학교 재단 이사로 재직 중이었고, 그 아드님 되시는 선생은 영어영문학과 정교수셨는데,
그 아버님 되시는 분은 훗날 내가 졸업하고 기자질하면서 연세대를 출입하게 되면서 학교 본부 한 켠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더러 뵌 적 있었으니
그러다가 그 얼마 뒤 저 언더우드가가 이제는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언더우드를 음차해서 저 가문에서는 한국 성씨로 원씨元氏를 자청했으니, 하긴 선비 탁발씨가 중국화해서 고쳐 쓴 성씨가 원씨이며, 그것이 일본에 건너가서는 겐지씨가 되었거니와
암튼 저 원한광 선생님은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덮수룩하니 수염을 길렀는데, 이후 계속 그 모습이더라.
한국에 4대를 거주하니 한국말을 얼마나 잘하겠는가? 실제 원한광 선생은 한국어가 능수능란했으며, 한국말로 이런저런 농담도 아주 잘하셨다.
하지만 강의는 백퍼 영어로만 진행했다.
그때 고른 강독교재가 저 워더링하이츠 말고 뭐가 더 있었는지는 기억에서 다 사라졌다.
열라 재미없는 같은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 Pride and Prejudice도 있었다고 기억하지만 자신이 없다.
저 19세기 영국소설은 내가 가볍게 A를 받았으니, 실은 그 A를 받은 학기 나는 올A로 내 평생 처음으로 성적 장학금이라는 것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연세대는 플러스 마이너스 학점이 없다.)
저 워더링 하이츠는 근간이 집착이건 나발이건 결국 사랑 이야기라고 기억한다.
한데 이상하게 섹스 이야기가 없다.

선생은 강의 시간에 계속 이 점을 강조하셨는데, 결국 학기말인지 중간시험에도 그 특징을 논하라는 문제가 있어 나 역시 섹스가 없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는 장편 답안지를 썼으니(물론 영어로 썼다)
하필 왜 이 시험 문제가 기억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답안지를 쓰면서도 나는 아주 잘 썼다 자신한 기억만은 아주 또렷한데 결과까지 좋게 나왔다.
다음으로 저 제목이다.
저 Wuthering Heights를 흔히 폭풍의 언덕이라 옮김하거니와 나는 아주 잘 옮긴 것으로 본다.
물론 일본에서 처음 시작한 제목이 아닐까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height가 높은 지점을 말하거니와 그 높은 지점은 거대 봉우리가 하나가 아니라서 복수로 쓰는 일이 많거니와 문제는 wuthering이라는 말이었다.
요새는 아무 인터넷 사전을 뒤져도 저 말이 나오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어느 사전에도 저 말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내가 말하는 사전이란 영한 사전을 말하는데, 그 어떤 당시 영한 사전에도 저 말이 수록되지 않았다.
저 의미가 궁금해서 내가 당시 연세대 중앙도서관으로 가서 그 악명높은 옥스퍼드 잉글리시 딕셔내리 oxford english dictionary [OED]까지 뒤지기도 한 기억은 생생하다.
그 oed에는 보였던 것으로 기억하거니와 암튼 간단해서 비바람 맹렬히 친다는 뜻이요, 저 영국 땅 어느 지역에서 쓰는 말이었다.
저 소설이 그만큼 유명한데 왜 당시 그 어떤 영어사전에서도 저 말을 표제어로 수록하지 않았는지 나는 지금도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두어 기억 편린이 각중에 떠올라 적어둔다.
***
지금 생각하니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이 아니라 에마emma였다.
남동생이 그린 브론테 자매Brontë Sisters 초상과 그 비극의 가족사
https://historylibrary.net/entry/%E3%84%B7-486
남동생이 그린 브론테 자매Brontë Sisters 초상과 그 비극의 가족사
이 초상은 내가 그간 외신보도를 통해 접한 적 있거니와, 어제 런던 국립초상화미술관 National Portrait Gallery에 들렀더니 이곳에 있어 실견했으니 이런 데서 이런 초상을 만날 줄 꿈에도 몰랐다.그
historylibrary.net
40년 전 그 시절로 안내한 런던 초상화 갤러리
https://historylibrary.net/entry/%E3%84%B7-485
40년 전 그 시절로 안내한 런던 초상화 갤러리
런던 트라팔가 광장을 전면에 둔 내세널 갤러리 바로 뒤편에는 또 다른 영국 국립 미술관이 있으니 이름을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https://maps.app.goo.gl/7idbPi78xy2zDtLu6 국립 초상화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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