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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네안데르탈 유전자가 현대인 뇌 질환 설명할 수 있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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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키아리 기형은 네안데르탈인한테 물려받았을 수도

 

이라크에서 발견된 7만 5천 년 된 네안데르탈인 두개골, 샤니다르 Z.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은 뇌가 두개골 뒤쪽으로 돌출되는 1형 키아리 기형을 지닌 현대인의 두개골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JUSTIN TALLIS/AFP via Getty Images)


네안데르탈 유전자가 일부 사람들에게 뇌가 두개골 뒤쪽으로 돌출되는 질환인 1형 키아리 기형[Chiari malformation type I]이 발생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현대 인류와 교배한 네안데르탈인이 일부 사람들에게 뇌가 두개골 밖으로 튀어나오는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DNA를 물려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라이브 사이언스가 24일(한국시간) 이 연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1형 키아리 기형Chiari malformation type I으로 알려진 이 질환은 뇌에서 동작을 제어하는 부분인 소뇌cerebellum 아랫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이 질환을 앓는 환자의 경우, 소뇌가 두개골 기저부의 구멍을 통해 척추로 돌출된다. 증상으로는 두통, 목 통증, 현기증 등이 있으며, 뇌가 과도하게 돌출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경증의 경우 근육 이완제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으며, 중증의 경우 의사가 뇌실이나 척추뼈에서 뼈 덩어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브리티시컬럼비아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Simon Fraser University in British Columbia 고인류학자 마크 콜라드Mark Collard가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에 밝혔다.

1800년대 오스트리아 병리학자 한스 키아리Hans Chiari가 발견한 이 질환은 약 1,0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질환은 훨씬 더 흔하게 나타나며 100명 중 1명 이상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주요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할 뿐이라고 콜라드는 말했다.

1형 키아리 기형은 두개골 뒤쪽 후두골occipital bone이 뇌를 제대로 지탱할 만큼 충분히 크지 않아 튀어나온 부분이 눌리게 되는 경우 발생한다. 그러나 후두골이 비정상적으로 작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013년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이 기형이 유라시아의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교배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교배로 인해 아프리카인이 아닌 모든 사람 유전체에는 1.5%에서 2%의 네안데르탈인 DNA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생 인류 두개골은 구형으로 두개골 뒤쪽이 둥글지만,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은 상대적으로 길쭉하고 두개골 뒤쪽이 더 각져 있다.

현대인(위)과 네안데르탈인(아래) 두개골을 비교한 이미지. (출처: Kimberly Plomp)


2013년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 DNA가 현대인 두개골 발달에 영향을 미쳐 뇌와 두개골 크기와 모양, 특히 두개골 바닥의 크기와 모양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아이디어를 탐구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는 103명 현생인(46명은 기형이 있으며 57명은 기형이 없다)의 두개골을 3D CT 스캔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두개골을 네안데르탈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 호모 에렉투스, 그리고 선사 시대 호모 사피엔스를 포함한 현대 인류 가까운 친척들 두개골 화석 8개와 비교했다.

필리핀 딜리만 대학교 골학자이자 연구 주저자인 킴벌리 플롬프Kimberly Plomp와 동료들은 기형을 지닌 현대인 두개골이 기형이 없는 사람보다 네안데르탈인과 모양이 더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모든 두개골 화석은 기형을 가지고 있지 않은 현대 인류와 더 유사했다.

이 연구 공동 저자인 콜라드는 "이번 연구는 1형 키아리 기형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과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학에서도 인과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을 유발하는 인과 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수록 질병을 관리하거나 심지어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콜라드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이 질환과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사이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과학 연구가 단일 연구에 기반하여 결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콜라드는 향후 연구에서는 더 많은 두개골, 특히 화석 두개골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아프리카에서 수집된 데이터에도 집중할 수 있다.

"현존하는 인류 유전자 풀에서 네안데르탈인 DNA가 발견된다는 사실은 아프리카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1형 키아리 기형의 유병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됨을 시사한다"고 콜라드는 말했다.

콜라드는 향후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와 이 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된다면 "유아 건강 평가에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1형 키아리 기형 발병 위험이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을 식별하여 의료 전문가가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6월 27일 <진화, 의학, 그리고 공중보건Evolution, Medicine, and Public Health> 저널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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