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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노벨상, 털고 가야 할 노이로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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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그런 사람만 보여서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주변 지인들이 보인 반응을 보면서(나 역시 그에 편승해 그걸로 장사 좀 해 먹을까 했다만...)

미안하나 무슨 광신도 집단의 그것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으니 

첫째 다들 그렇게 한강을 상찬하며 그의 작품을 거론하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어? 저리 독자층이 두터운데 왜 한국 출판시장 문학시장은 망한다 난리지?

저 양태 보면 한국 출판시장 특히 문학시장은 활황을 구가해야 하는데?

다들 도서관 가서 빌려 읽었나?

했거니와 

둘째 나아가 어찌 그리 한강 문학에 다들 조예가 깊고 독자층이 두꺼운지,

이건 야유가 아니라 내가 그 전문성과 두터운 팬덤에 새삼 놀라 자빠졌으니

순간 나를 돌아보며 난 한강을 모르는데?

남들 채식주의자 읽을 그 시간에 나는 실록과 씨름하며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사투하고 있었는데 난 뭐지? 하는 갖은 상념이 왜 아니 들겠는가? 

그건 그렇고 저와 같은 열렬 갈채 환호하는 반응을 보면서 몹시한 씁쓸함이 없지는 않았으니

이는 얼마나 한국이 저에 주려 있었는지를 역설로 보이는 게 아니겠는가?

그래 이웃 일본만 해도 벌써 1968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배출하고 1994년인가에는 오에 겐자부로가 탔으며, 2017년에는 영국 국적이지만 난 일본인임을 선언한 가즈오 이시구로까지 배출한 마당에 

나아가 같은 이웃 중국 역시 이미 2명인가를 배출한 마당에 그에 대비해서 이 얼마나 열불 나는 일이겠는가? 

저 노벨상이 우리로서는 실은 언젠가는 쏟아내야 하는 체증이었다.

그런 점에서 한강의 저 수상은 그 체증을 비로소 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겠다. 

누누이 말했지만, 노벨상은 개인이나 단체에 주어지지 국가에 주어지는 메달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그러지를 못해 언제나 국가주의로 치환하니, 개인 한강의 수상이 곧 대한민국의 수상으로 치환하는 형국이라, 내가 그 현실까지 무시할 생각은 없다. 

처음이라 저렇지 저것도 자꾸 먹다 보면 암것도 아니라,

내 항용 이야기하듯이 내 세대만 해도 꿈만 같던 빌보드 1등, 마이클 잭슨이나 조지 마이클이나 먹던 그 꿈과 같은 빌보드 1등도 BTS가 한 번 먹고 두 번 먹고 나니,

이젠 또 누가 1등 먹어도 아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거나 아예 모르고 지나가는 시대다. 

빌보드? 옆집 똥개 이름이 되었고 암것도 아닌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 저 노벨상도 암것도 아닌 시대여야지 않겠는가?

어차피 평화상이야 정치논리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라, 이 평화상이 본래 노벨의 취지와 가장 어울리겠지만, 하도 정치색 짙어 그건 약발도 없어, 이제 문학상까지 먹은 마당에 남은 것은 나머지 과학분야 노벨상 아니겠는가?

이것도 난 국내에서는 나오기 힘들다 보며, 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과학자가 첫 주인공이 아닐까 조심스레 상상해 본다.

이것도 결국은 언젠가는 나올 것이며 그리하여 빌보드가 그런 것처럼 옆집 똥개 이름이 될 것이다.

한강은 노벨상을 옆집 똥개 이름으로 가는 길을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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