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면 적어도 조선 전기 의정부 관아엔 연지蓮池가 있었다.
근자 발굴에서 그 흔적을 찿지는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조선왕조가 의정부 기능을 저리 규정했거니와
摠百官 平庶政
理陰陽 經邦國
이 그것이라, 문장론으로 보면 철저히 대구라, 百과 庶가 대응해 모두 all 이라는 뜻이며, 陰陽음 邦國국에 대응하며, 나아가 摠 平 理 經 네 동사는 뜻이 같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다른 말을 쓴 데 지나지 아니한다.
하긴 議政府 라는 말 자체가 정치 혹은 정사政事를 논의[議]하는 관청[府]이라는 뜻이니, 저와 같은 성격 혹은 기능 규정은 볼짝없이 연원이 주례周禮다.
내가 언제나 말하듯이 아무리 논어 맹자 뒤져봐야 실제 정부조직을 어케 만들어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은 눈꼽만큼도 없다.
선진 문헌 중 이를 충족하는 유이唯二한 것으로 관자와 더불어 주례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주례야말로 동아시아 2천년 역사를 버팅긴 제1의 성서다.
기타 상군서나 한비자도 약간 도움이 된다.
참고로 의정부 기능 중 經邦國은 주례에서는 경국經國이어니와, 나아가 주례에서 國은 국가 state가 아니라 수도 도읍 capital임을 유념해야 한다. 國이라는 말 자체가 도시를 외곽 성곽으로 두른 도시, 곧 도읍을 말하거니와, 저 말을 邦國이라는 말로 합성어로 쓰면서 국가로 뜻이 확대되었다.
의정부를 관장하는 장관을 정승이라 하거니와, 조선왕조는 3정승 제도를 도입해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셋을 두었으니, 이들을 일컬어 재상宰相이라 했다.
저 의정부에 대한 기능 규정이 곧 재상의 기능이기도 한데, 우리가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은 理陰陽, 음양을 다스린다는 대목이니, 천재지변이나 기상이변 같은 일을 음양이 조화하지 아니해서 일어난 일로 간주했거니와, 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개 천재지변이 빈발하거나 큰 일이 생기면 분위기 쇄신차원에서도 재상을 갈아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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