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대화합' 외친 조계종…자승 의혹 제기 노조원들은 예외
송고시간 | 2020-01-15 16:06
원행스님 "종정 진제스님 당부…이견 냈던 스님들 대화합 모색"
자승스님 '생수비리' 의혹 제기 노조에 "진정한 참회·사과해야" 사실상 배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15일 신년기자회견를 자청하셨는데...
이날 조계종이 내세운 역점과제랄까 하는 것들로 보면
이밖에 조계종은 ▲ 종단에 이견을 제시했던 스님들에 대한 대화합 조치 검토 ▲ 계룡대 3군 사령부 영외법당 연내 착공 ▲ 종단 요양원 부지 확정 절차 마무리 ▲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바로 세우기 추진위원회 구성 ▲ 위례신도시 도심포교당 건립 등도 올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는 언급이 있거니와, 이 중에서도 왜 뜬금없이 열암곡 마애불 얘기가 왜 들어가는지 나는 모르겠다. 비단 이 기자회견만이 아니라 조계종은 요즘 틈만 나면, 이 문제를 들고 나오는데 내가 의아한 점은
첫째, 이 건은 조게종이 주장하듯이 시급성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아니하며, 둘째, 그 사업을 한다 한들 조계종이 그 사업에 돈을 보탤 일이 없고, 셋째, 이 불상이 불교 전반으로 보아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조계종과 무슨 직접 연관이 있는지도 내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조계종은 왜 때마다 저 불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엎드린 부처님이 안타까워서???? 그것이 진정으로 안타깝다면, 전국에 저보다 더 처참한 불교 문화재가 하고 많은데 왜 맨날맨날 열암곡 얘기인가 나는 의아스럽다.
저 사업은 추진한다손 치더라도, 조계종은 돈 한 푼 내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구 돈으로 불상을 세우는가? 국민세금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세우는 것이다. 어차피 저 사업은 국가가, 국민세금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
덧붙여 지금의 조계종단은 누가 봐도 그 역사를 고려시대 지눌 스님에게서 직접 뿌리를 구하는데, 물론 그 이전 죽죽 끌어올려 달마선사로 연결되는 고리를 내가 모르는 바 아니다만, 저 불상이 만들어지던 시대에는 조계종단이라 할 만한 흔적이 한반도에는 없다. 다시 말해 저 불상이 불교유산이기는 해도 조계종의 직접 유산이라고도는 할 수 없다. 물론 불교전반의 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대표성을 주장하는 조계종의 취지까지 내가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또 하나 생각할 점은 저 불상은 불교의 유산이기도 하면서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조계종이 그 간섭권을 주창할 수 있듯이, 조계종단 일원이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얼마든 그에 대한 발언권이 있어야 하며, 그런 비종단 사람들 얘기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나는 본다.
요컨대 저 불상은 불교만의 유산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그 보존 관리에 지금까지 국민세금이 들어간 것이며, 그 세금은 불특정 다수, 개신교도까지 포함된 것이며, 향후 사업에서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저 불상에 대한 저와 같은 관심의 조계종의 문화재에 대한 열정이라 보지만, 그 열정이 지나쳐 때로는 불교만의 문화재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을 본다.
혹 저 바람대로 저 불상이 서는 날이 온다면, 조계종단에서는 그 착공식과 완공식에 대표단이 참석해 반야심경을 독송할 것이다. 그런 자리에서 조계종단이 감사해야 할 곳은 부처님만이 아니라, 그 사업을 가능케 한 불특정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틈만 나면 열암곡 불상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조계종 내부에서 끊이지 않는 걸 보면, 그 내부에서 저리 생각하는 확고한 신념을 지닌 어떤 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본다.
열암곡 불상 세우는 일이 그만큼 시급한가?
그렇다면 나는 할 말이 없다만, 미안하나, 저 불상 세우나 엎어진 상태로 있나, 차이 없다! 엎어진 부처님 도저히 못봐주겠다 해서 그런 순수한 의도라면 나는 그 뜻에 전적으로 찬동하나, 왜 그리도 현안이 많은 조계종에서 굳이 저 문제를 저리 매달려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열암곡 불상은 미안하나, 본래 자리를 찾아 선 모습도 나름 의미가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저 모습이 외려 그 역사성을 풍부히 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어째서 그런가?
저 불상은 현재까지 연구성과에 의하면, 아마도 통일신라말 혹은 고려시대 어느 무렵에 경주 일대를 덮친 지진과 같은 여파에 그 위쪽에서 붕괴해 저 상태가 된 것이다. 이것 역시 소중한 역사의 자원이다.
나아가 저 불상은 2000년대 우연히 발견되었으니, 그것이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누린 까닭은 지금의 저 상태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엎어진 저 불상은 바위면과 부처님 코 간극이 불과 5센티미터다. 그래서 당시 이를 언론에서는 5센티의 기적이라 불렀다. 저 불상이 유명한 까닭은 이 때문이지 작품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저 정도 되는 불상 쌔고 쌨다. 경주 남산만 해도 저 불상 뛰어넘는 불상 많다. 저 불상이 미술사적으로 뛰어나네 하는 논문 혹은 글이 없지는 않다는 사실 내가 잘 아나, 그건 통상의 저런 신발견에 주어지는 의례적인 상찬에 지나지 않는다. 저 불상 세워 놓으면 볼품 없다!!!!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경주연구소에서 그린 도면 봐라!
간단히 말해 열암곡 불상은 지금의 저 상태에 이른 과정과 지금의 저 상태 그 자체가 문화자산이다. 그것을 세운다 함은 지금의 엎어진 상태에 이르는 과정과 지금의 엎어진 그것이 품은 많은 역사 이야기를 사장하는 일이 된다. 그런 까닭에 저걸 세워야느냐 두어야느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지금 상태로 그대로 두라는 쪽이다.
왜 자꾸 부처님을 괴롭히는가?
***
요약한다.
엎어진 상태로 발견된 경주열암곡마애불
그것을 본래 자리를 찾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오늘 조계종이 또 이런 주장을 들고 나왔다.
본래 자리라고 생각되는 곳도 찾아내기는 했다.
언뜻 제자리 찾아 세우는 것이 좋은 일로만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이 문제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왜인가?
그것이 넘어져 오늘에 이른 과정 그 자체가 역사이면서
무엇보다 이 불상이 현재의 유명세를 누리는 까닭은 지금의 현재 상태
곧 5센티미터의 기적이라 일컫는 그 상태인 까닭이다.
그것을 세우는 일은 이런 자산을 모조리 말살하는 일일 수 있다.
간단히 말해
경주 열암곡 불상은 엎어진 지금 상태가 문화의 자산이다.
세워야 한다는 주장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
다만 세운다손 쳐도 난 반대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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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은 문화재 활용이라는 관점에 매우 중대한 문제의식을 유발하며 그 문제의식은 문화재보존철학 전반을 커버한다.
넘어졌으니 세운다?
이게 좋은 것인가?
이 상식에의 일대 타격이며
이 상식에의 일대 저항이다.
이 문제의식을 저버리고 섣불리 세울 수는 없다.
그 처절한 논의 자체가 향후 대한민국 문화재보존철학의 줏대를 세우는 일이 되리라고 나는 본다.
***
저 불상세우기가 조계종 숙원인지 진우 총무원장 시대를 맞은 지금도 하등 변화가 없으니 그러기는커녕 더 발화한다.
이쯤이면 이건 상징이다. 무엇을 겨냥한 상징인가?
총무원장 진우스님 "문화재 보호전승 비용 국가가 보전해야"
General / 양정우 / 2022-10-27 15:34:43
취임 한달 간담회…'경주 남산 마애불' 바로세우기 추진
https://m.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63098537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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