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에서 왼쪽은 이른바 2차 대전 이전 일본 학제인 구제 교육제도이다.
오른쪽이 종전 이후 새로 도입된 6.3.3.4 제로 우리와 같은 방식이다.
왼쪽 구제 교육제도를 보면, 소학교 다음에 여러 학교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학교를 나와야 대학이고 전문학교고 진학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의 고등보통학교 (고보)라는 건 일본의 교육제도에는 없는 것이다.
이런 변칙적 학교를 1937년까지 조선에서 유지했다.
이렇게 일본의 교육제도에서 포괄하기 어려운 학교를 만들어 놓으니 조선에서 고보를 졸업한 이들은 상급학교 진학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물론 진학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아주 어려워지는 것이다.
일례로 조선의 전문학교는 위 일본 교육제도에서 보면 중학교 졸업후 진학하는 고등상업, 고등농업, 고등공업학교 등을 말한다.
애초에 우리의 연전, 보전 등 전문학교는 일본이라면 대학령에 따라 사립대학 허가가 났어야 할 학교들인데 이걸 해방 때까지 전문학교로 묶어두다가 폐교시켰다.
일제시대의 조선 교육제도를 보면 아주 변칙적이고 상급학교로 올라갈 수록 진학이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방 당시 조선의 유일한 대학인 경성제국대학에 조선인 교수가 한 명도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제국대학교수가 될 만한 학벌을 제대로 유지한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병도의 경우 해방 이후 서울대 교수가 되었지만 그는 해방 이전 최종학력이 와세다대 문학사로 도저히 대학교수가 될 수 없는 신분이었다.
조선땅에 있던 고등보통학교와 전문학교의 문제점은 그 자체가 학력의 끝으로 위로 올라가기 정말 어렵게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반면에 일본에서 중학-고등학교 코스를 밟으면 대학졸업까지는 쉽게 넘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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