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언젠가 필자가 한 번 썼지만
심지어는 일제시대를 공부한다는 분들 중에도
일본 구제 교육제도에 대한 이해가 잘못된 것 아닌가 싶은 글들이 보여
이 기회를 빌어 다시 여기 조금 써 본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식도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지금 국내에서 통용되는 일제시대 구제교육에 대한 정보보다는 자세하고 정확할 것이다.
일제시대 교육제도에 대한 우리의 오해 중 가장 큰 것은
고보를 고등학교로 보는 것이다.
이건 완전한 착각인데,
일제시대 고보는 5년제로 소학교 6년을 마치고 진학하는 학교였다.
어차피 우리도 고등학교 중학교 합해서 6년이니
일제시대 5년제 고보라고 해도 마찬가지 아니냐 할지 모르지만,
고보는 고등학교가 아니고 일제시대에는 중등과정이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이 학교를 졸업하면 상급학교로 고등학교나 대학예과 진학이 거의 쉽지 않은 학교였다는 뜻이다.
일본의 경우 이런 학교들은 고등소학교를 거쳐 심상과를 들어가거나 해서
대개는 실업계 전문학교로 진학을 유도했다.
고등학교와 대학으로 갈 사람들은 거의 모두 중학교를 나왔다.
국내에는 읿본에는 바글바글했던 대학 진학 준비과정인 고등학교가 한 군데도 없었고,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대학예과만 경성제대 예과 딱 한 군데 있었다.
이 상황이 45년 해방 때까지 갔다.
다시 말해서 고등학교가 경성제대 예과 딱 한 군데인 상황에서 1945년까지 갔기 때문에
우리나라 고보 졸업생들은 고의반 착각반으로 스스로를 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자처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생이 아니라 구제 중학교 졸업 정도 수업연한만 채운 사람들로
고등학교는 엄연히 따로 있었다.
이 고보를 고등학교로 여기고
그 다음에 일본의 와세다 대학을 나왔다던가,
아니면 무슨 대학을 나왔다던가 하는 프로픨을 갖다 붙이니
일제시대에 조선인에게는 학제상 불이익과 차별이 없던 것으로 착각을 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고,
고보를 나오면 대학예과나 고등학교 진학이 극히 어려웠다.
따라서 결원이 생길 때만 고등학교 진학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고보를 졸업한 사람들이 대학예과를 진학하거나 고등학교를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진학한 사람들이다.
중학교 졸업생들과 대등한 기회에서 경쟁한 사람들이 아니다.
결원이 생기는 자리를 뚫고 들어가기 위해 박치기를 했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그 결원나는 자리를 뚫고 들어가기 위해
대개 원하는 대학의 준비과를 등록하여 수학하며 기회를 노렸다.
일제시대를 보면,
일본유학을 해서 와세다대에 등록했다가 중퇴하고 돌아왔다는 사람들 상당수는
이런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와세다대 준비과정에 등록했다가
결국 결원여석을 뚫고 입학 못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조선인은 일제시대에 교육제도 자체에서
막대한 차별을 받았다.
이처럼 교육제도에서 말미암은 차별의 결과,
학벌은 일본인들보다 아래에 위치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학벌과 직업이 이미 고도의 관련성을 갖기 시작한 1930년대 이후가 되면
조선인들은 좀 배웠다는 사람들은 고학력 실업자,
그리고 나머지는 못 배워서 막노동을 전전하게 되었다.
조선인들이 일제시대에 겪은 고생의 태반은
못 배워서 그렇다.
배운 게 없으니 사회의 하층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락한 것이다.
*** [편집자주] ***
경성제일고보 입학 (제6회)
1936년에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京城第一普通高等學校)에 입학하였다. 화동(花洞에 위치했던 목조건물이 지금도 그립기만하다. 방(枋)이 붙여지던 날, 고향의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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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문 필자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이를 보면 필자는 1936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京城第一普通高等學校)에 입학했다가 1938년 3학년이 되던 해에 제일고보第一高普라는 간판이 경기중학京畿中學으로 바뀌었다는 회고가 보인다.
이처럼 고보는 중학교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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