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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국경이 막아버린 몸뚱아리, 세계와의 소통은 더 넓어진 역설

by taeshik.kim 2020.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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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총력에도 62개국서 한국인 입국제한…어제보다 19곳↑(종합2보)

송고시간2020-02-28 20:33

이정진 기자

세계 3분의1에 육박…입국금지, 22곳서 자메이카 등 더해져 30곳으로

검역강화는 21곳→32곳…중국 9개 지역서 한국인 검역 강화



결국 우리가 갈 곳은 없어졌다. 같은 바이러스 창궐 국가라 해서 이란이, 중국이, 일본이, 그리고 이탈리아가 우리를 용납할 것 같은가? 그 반대로 우리 역시 그들에 대해서는 특별관리해야 한다고 본다. 왜? 바이러스는 안에서먼 때려잡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까닭이다. 


그래서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예컨대 우리를 실상 입국금지하기 시작한 중국에 대해, 중국이 그 발원지고, 그곳이 우리보다 더 창궐한다 해서 원천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저들이 한국입국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은 지극이 당연하다. 자고로 정상적인 국가라면 저리해야 한다.


중국이 저런다고 적반하장?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중국으로서는 그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나는 본다. 그래서 그 보복차원에서 우리도 해야 한다? 역시 말도 안 되는 논리다. 그래서 중국한테는 맘대로 열어야 한다?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대통령이 말했듯이 그런 시각으로 이 사태를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나는 본다. 저쪽은 저쪽이고 우리는 우리다. 우리가 바이러스 창궐한다 해서 우리만큼 창궐하는 국가에서 비롯하는 인적 유입 사태를 막무가내로 열어제낄 수도 없는 소이가 이에서 말미암는다. 이 사태는 외교의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암튼, 익히 나도 예상한 대로 우리가 갈 곳은 당분간 없어졌다. 내가 나가고 싶어도 나갈 곳이 없는 그런 시대가 이제는 진짜로 도래했다. 봐라. 어딜 간단 말인가? 설혹 떠난다 한들, 저에서 포함되지 않는 국가들이라 해서 한국에서 왔다는데 순순히 들여보내줄 리 만무한 법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하려는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예상대로 5월쯤에 누그러진다 해도, 이래저래 뒷수습 어쩌고 하다 보면 올해 상반기는 싫어도 이 한반도에서 죽치고 살아야 할 듯 싶다. 갈 곳이 없어져서인가?


애초 당분간은 나갈 생각도 없었지만, 막히고 보니 막 나가고 싶네. 생판 못가본 인도도 가고 싶고, 또 생판 못간 남미도 가고 싶고, 내 생애엔 갈 일 없다 하던 미국까지 가고 싶다. 


그건 그렇고 국경간 사람 이동은 막혀버렸는데, 세계와의 소통은 더 활발해지는 그런 이상한 시대를 우리는 산다. 


덧붙여 월경이 불가능한 이 시대, 그렇다고 내가 그 국경 안에서 이동이 자유로운가? 고향산천 엄마 계신 데도 함부로 갈 수 없다.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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