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6.(목) [국립공주박물관] 기획전시 / 무령왕릉 발굴50년-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며
올해가 무령왕릉 발굴 50년이 되는 해라고 합니다.
1971년 7월 그 위대한 모습을 처음 세상에 드러 낸 후로 무려 50년이 흐른 것입니다. 무령왕릉 발굴에 관한 신화 같은 이야기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익히 알고 있을 듯 합니다.
이번 공주박물관 기획전시는 무령왕릉 발굴 50년을 맞이하여 개최한 전시로, 이를 기념하여 무령왕릉 출토 유물 5,232점 전체를 공개하였다고 합니다.
전시실은 기존 상설전시실(웅진백제실)과 기획전시실 두 곳을 활용하여 전시를 구성하였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기존 상설전시실(웅진백제실)을 보고 기획전시실로 이동했습니다. 전시실이 끝과 끝이라 전시 흐름이 끊긴다는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공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에 감안하고 보았습니다.
예전 공주박물관 도록 겉 표지가 <받침있는 은잔>을 위에서 찍은 모습으로 기억합니다. 여덟개의 금색 꽃잎 위에 앙증맞은 봉오리가 톡하고 맺혀 있어 '참 아름답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직접 실견하게 됩니다.
상설전시실(웅진백제실)은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느낀 것이 전시실의 전체적인 분위기, 즉 왕릉 안 같은 웅장한 느낌은 그대로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기획전시실과 같이 연계하여 전시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유물의 위치와 전시대 등이 바뀌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무덤 안에 들어 온 듯한 신비한 분위기의 이 전시실이 좋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전시를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유물이 무엇이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연꽃무늬 벽돌'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다른 화려한 유물들도 많았지만, 이 유물이 유독 정이 갑니다.
상설전시실(웅진백제실)은 큰 변화 없이 정직하게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세 면으로 유물을 전시할 수 있도록 만든 투명유리 전시대가 유물을 관찰하는데 그렇게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왜 이런 방법으로 전시 했는지는 알겠지만, 조명 빛에 면이 얼비쳐 보는데 조금 불편했습니다.
두근두근.
기획전시실로 이동했습니다.
국립공주박물관의 지난 특별전시 중 <백제금동신발, 1000리를 가다>가 있었습니다. 그 전시에서도 전시 중간 중간 재미와 유물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퀴즈/문구 가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금동신발은 왜이렇게 클까요?’, ‘금동신발을 진짜 신고 다녔을까요?’, ‘신발 바닥에 뾰족뾰족한 왜그럴까요?’ 등 관람다 시선에서 정말 궁금할 법한 것들, 또 퀴즈의 해답을 통해 유물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봤던 유물과 연계된 퀴즈들은 글쎄요… 퀴즈로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령왕릉 발굴50년-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며' 라는 전시 제목만 보고, 발굴 50년의 역사와 이에 담긴 이야기를 전시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전시는 이부분 보다는 '발굴유물 5,232점 공개' 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물론 유물 자체만 본다면 더할나위 없이 멋진 전시지만, 전시라는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본다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이번 기획전시는 5,232점을 모두 공개하는데 의의를 두기에 전시기획에 다른 이야기를 굳이 입히지 않아도 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유물 자체를 오롯이 잘 보여주느냐?' 이 부분도 저는 물음표 입니다. 내용은 사라지고 전시 공간에서 모든 점수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만 느껴졌습니다.
또한 두 전시 공간(웅진백제실/기획전시실)의 전시 톤을 다르게 한 부분도, 기획전시실을 밝은 톤으로 한 것도, 기획 의도를 보여주는 면에서 과연 효과적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저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고, 분명한 것은 이번 전시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5천여점의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령왕릉 발굴 50년'이라는 역사적인 성과, 그리고 이를 방증하는 수많은 출토 유물 자체는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하지만 이를 보여주는 전시 기법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남아 글이 길어졌습니다.
전시는 2022년 3월 6일(일) 까지라고 합니다. 5천여점의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면에서 귀한 전시이니 기회 되신다면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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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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