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황룡사지 낙조 사진을 확보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는 내 토로에 경주의 사진쟁이 오세윤 작가가 써먹으라고 보내준 두 장이다.
첫 사진 속 모델이 누구냐 물으니 형수라 한다.
사진 촬영기법에 의한 극화일 수도 있지만 저 선도산 너머로 해가 질 때 연출하는 낙조의 장관을 나는 늘 경이하며 찬탄한다.
저 풍광은 신라인들은 결코 맛보지 못한 것이다.
그들에게 황룡사는 폐허가 아닌 까닭이다.
대신 그들은 그 목탑에 올라 낙조를 감상했을 것이다.
목탑이 불타내리기 직전 그곳에 오른 김극기가 읉은 풍광은 낮이었다.
낙조가 없다.
그래서 아쉽다. (2017. 3. 19)
***
김별아 선생이 경주 혹은 월성을 탑재한 수필집을 낸 일이 있다. 그짝에서 김 작가는 제법하는 요설로 이 황룡사 터 이야기를 늘여놓아 독자를 우롱하는데, 그걸 읽고서는 내가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 말야, 황룡사 낙조도 못 보고 글을 썼구만?"
맞다 해서 다시 가라 했다. 낙조 보러 가라 했다.
가라 했더니, 춘천 가서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질 하더라.
That scenery was something the people of the Kingdom of Silla had never experienced.
This is why, to them, Hwangnyongsa Temple was a ruin.
Instead, they climbed the wooden stupa to watch the sunset.
This ecstasy is a special gift that only ruins can of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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