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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유럽의 미라와 인류학

누가 외치를 죽였는가: 유럽 최초의 살인사건 전말 (1)

by 초야잠필 2019.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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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 (서울의대 생물인류학 및 고병리연구실)


날이 더운 김에 시원한 알프스 이야기로 발길을 돌려본다. 

이번회부터 연재를 시작할 내용은 천하에 그 이름을 떨친 외치Ötzi 이야기다. 

외치는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5,000년 전 미라를 부르는 이름이지만 본명은 당연히 아니고 닉네임이다. 이 미라가 발견된 지역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 되겠다. 

티롤리안 알프스에 선 오창석 박사. 이곳은 야외 박물관으로 외치가 발견된 지역을 아래에서 올려볼 수 있는 곳이다. 

이미 이 블로그 쥔장께서도 다녀온 바 있고 다른 분들도 가보신 분이 계시겠지만, 외치를 실견하려면 현재는 이탈리아 동북쪽 오스트리아와 국경지대에 있는 볼차노 (Bolzano)라는 도시를 방문해야 한다. 여기는 원래 외치 때문에 유명했던 도시는 아니고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도시다. 겨울에는 스키로 관광객이 붐비고 여름에는 시원한 알프스 정경이 사시사철 관광객들을 불러들인다. 


리프트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는 중 바깥 광경. 그림같은 도시이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볼차노

여기서 학회가 자주 있어 필자는 두번을 가봤는데 꼭 일 때문이 아니라도 한번은 가볼 만한 곳이다. 요즘 유럽 여행 많이들 하시는데 이탈리아 여행 때는 버킷리스트에 꼭 넣어두시기 바란다. 


볼차노 시장 풍경

이 도시에는 기차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이탈리아 국경지대까지 신나게 달리던 기차가 알프스 고지대를 오르면서 부터는 속도를 빨리내지 못하기 때문에 거리는 가깝지만 의외로 시간은 좀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주변 풍광이 좋아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볼차노 역 풍광. 그냥 전형적인 시골 역이다. 

외치가 모셔진 남티롤 박물관. 외치 전용박물관이다.

유럽과학원에서 설립한 미라 연구 전담 연구소. 외치 관련 연구의 대부분은 이 연구소를 통해 이루어진다.

도대체 뭘 이런 곳까지? 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여기는 유럽의 고고학자, 인류학자에게는 꽤 잘 알려진 곳이다. 이 도시에 5,000년 된 유럽 최초의 미라, 외치가 잠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기에는 외치를 모셔다 둔 전용박물관, 연구소 등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인류학 관련 학회도 자주 열린다. 2009년 이후 국제회의만 여러번이 열렸는데 그 중 두번 우리 연구실은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계속)

조선시대 미라를 볼차노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 


볼차노에서 열렸던 학회 만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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