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1차 고성 여행은 마무리했지만, 나로서는 여전히 고성이 미답 천지요, 무엇보다 오늘 주제인 공룡발자국 화석에서 국한해 본다고 해도 그 유사 유산 보유라는 측면에서 고성과 사정이 비슷한 다른 지역 사정은 더욱 어두운 까닭에 어떤 점에서 이곳의 그것이 다른 지역의 그것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는지도 단안할 수 없다. 비교없는 자랑은 허공에 대고 지르는 함성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그런 다양한 다른 지역 화석을 경험하지 못한 내가 송구하기 짝이 없다. 다만, 주마간산이 계발한 바가 없지는 않으니 답사기도, 수필도, 여행기도 아닌 어정쩡한 글을 뇌까리면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어느 정도 다했다고 본다.
저 주제를 주최 측에서는 요구했지만, 듣자니 코로나 팬데믹 이전만 해도 이곳 공룡박물관은 연간 관람객이 33만이라 하는데, 그 수치를 듣고는 나는 경악했으니, 그 규모에 견주어 너무 많다는 생각을 우선 했다. 이 정도 공간에 33만이면 바글바글 수준이어니와, 물론 이 박물관은 상족암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터전 삼은 까닭에 꼭 그 33만을 박물관이 수용할 것은 아니로대, 저 드넓은 자연유산공원을 낀 마당에 신규 관광객 유입은 외려 투리즘 포비아 tourism phobia 내지는 overtourism를 부를 우려가 크다고 본다.
한창 이곳에 관람객 혹은 관광객이 몰리는 시즌이면 주변 교통사정을 고려할 적에 온 도로가 주차장을 방불하지 아니할까 싶다. 그런 마당에 신규 관광객 유입을 겨냥한 개선책은 설혹 나한테 묘수가 있다고 해도, 현재 여건으로는 타당치 아니하다고 본다. 다만 비록 눈대중이나마, 아쉬운 점이랄까 부족한 점은 더러 간취하는 바가 있어 그것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내가 이 고성을 생각하며 무척이나 인상적인 대목은 지정학적으로 무척이나 어정쩡하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때로는 장점, 때로는 단점으로 작동하기도 할 것이니, 하기야 모든 사안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으니, 고성이라 해서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유다를 수 있겠는가?
고성은 남해, 특히 다도해를 낀 해변 고장이라 하지만, 둘러싼 사방이 녹녹치 아니해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충무공을 터전으로 삼는 통영이 있고, 다시 그 바다를 건너가면 공업지구로 저만치 달아나버린 거제가 있다.
북쪽으로는 역사와 전통만으로는 경주와 상주와 맞먹는 진주가 턱하니 막아서고, 서쪽으로는 그 옛날에는 옆길의 대명사로 간주하는 삼천포를 품은 사천이 있으며, 동쪽으로는 인구 백만 거대도시로 다시 태어난 도청 소재지 통합 창원시와 접경한다.
고성은 이들에 결국은 포위당한 형국인데, 저들 녹록치 아니하는 이웃들에 견주어 내가 고성이요 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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