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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구미역 도착과 더불어 마중나온 동생더러 으름은 어찌 되었느냐 물으니 이마 다 벌어져 떨어지고 남지 않았을 거란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선 계곡으로 찾아나서는데 늦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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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져버리고 늦은 놈 몇 개가 남아 그걸 붙잡고는 좍 벌리고는 맛을 본다.
올들어 처음 맛보는 으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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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벌어진 것들은 이미 새가 다 쪼아 버렸다. 음식 쓰레기는 남기지 않는 법이어늘 이놈들은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하다.
저 맛날 걸 왜 남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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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제철 맞아 이걸 전문으로 따는 사람도 없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요새는 송이 따러 오가는 사람들이 손에 잡히는 데만 따서 잠깐 맛볼 뿐이다.
요새야 촌이라 해도 먹을 것 걱정하는 시절은 아니니 저말고도 맛난 것 천지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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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땅 같은 계곡이다.
그땐 그리도 먹을 것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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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 따는데 대가리로 딱갑게 무엇인가 찌르는데 보니 밤송이라.
건디니 툭 하니 알갱이가 낙하한다.
요새야 도토리 밤 주워가지 마세요 다람쥐가 배고파요 하는 시절.
그땐 저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다람쥐보다는 내가 배가 고팠으니깐 말이다.
이르노라.
농촌을 살린 건 대규오 이농離農 탈농脫農이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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