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모자이크 유물이 정확히 언제 누군가에 의해 개인한테 넘어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하나 1955년까지만 해도 이태리 정부 국유물 상태로 국가 틍제 아래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한다.
이때 마지막으로 해당 유물 촬영이 이뤄진 까닭이다. 촬영지는 로마였다. 이후 어느 시점에 빠져나와 개인 손으로 넘어갔다가 적어도 한 번 주인이 바뀌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1955년 당시 문제의 모자이크화가 구체로 이태리 어느 기관에 있었는지는 내가 확인하지 못했다.
본래 그것이 출토한 지점이 로마 남동쪽 30킬로미터 지점 화산분화 호수 네미 Nemi 에서 수거한 칼리굴라 시대 의식용 선박 2척의 바닥재 중 하나로, 그 선박은 그 인근에 건립한 박물관에 보관 전시 중이다가 2차대전 말기인 1944년 전소됐다.
전시 중에 박물관은 폭탄창고였으니 연합군 공세에 시달린 나치군이 퇴각하면서 불을 냈다. 이때 선박을 포함한 제반 유물이 전소에 가까운 피해를 본 마당에 저 모자이크 유물만 멀쩡하게 살아남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대리석은 불에 잘 탄다. 혹 기적으로 살아남았을 수도 물론 있다. 암튼 여러 정황을 보아 문제의 모자이크 장식 대리석이 소각된 그 박물관에 있었는지를 나는 좀 의심한다.
그것이 유전流轉한 역사에서 관건은 압수 직전 이 유물을 소장한 헬렌 부부 동태. 뉴욕 골동품상인 이 여인 헬렌 피오라티 Helen Fioratti 와 그의 부군 네레오 피오라티 Nereo Fiorrati 는 이태리인이다. 그 남편 네레오를 미국 언론은 이탈리아 신문 일 템포 Il Tempo 기자라는데, 현역인지 의심이 든다. 너무 나이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암튼 헬렌이 이 유물을 구득하게 된 과정은 그것이 유전한 역사를 추적할 때 매우 중요할 수 있다.
2017년 해당 유물을 뉴욕검찰이 압수할 당시 헬렌은 그것이 innocent purchase 곧 선의취득이었음을 강조했다. 뭐 나 같아도 저리 주장했을 것이로대 이런 때 답변은 동서고금 막론하고 거의 똑같아 거개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이기 글키 중요한 기라? 내가 멀 아나? 글키 중요한 걸 알았으마 내가 커피테이블 받침대로 썼겠나? 몰라여 누가 사가라 캐서 속는 셈 치고 산 기라 난 암것도 몰라여.
저 유물을 맨해튼 검찰과 이태리 문화재 당국이 압수한 직후인 2017년 10월 미국 언론 인터뷰서 헬렌은 시종일관 선의취득임을 강조했다. 한데 그가 당시 이리 덧붙였단다.
40년전 나치 침탈 문화재 반환에 관여하는 이태리 한 역사학자가 판매를 주선했다고 말이다.
당시 헬렌은 이태리에 살 때라 그 모자이크 유물이 귀족가문인 바르버리니 가문 Barberini family에서 소유하던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당시 인터뷰를 훑어봤다. 그랬더니 아래 기사가 걸린다.
Found: A Mosaic From Caligula’s Ceremonial Ship, Turned Into a Coffee Table
It’s now being sent back to Italy.
BY SARAH LASKOW
OCTOBER 20, 2017
이를 보면 헬렌이 문제의 모자이크 장식물을 산 시점이 45년 전이라 했다. 2017년에서 45년을 빼면 1972년이다. 이때는 헬렌 혹은 그 부부가 이태리에서 살 때다.
암튼 그의 말에 의하면 45년 전에서 이태리서 구입한 유물을 난중에 미국으로 가져왔고 압수 직전에는 미국 뉴욕 파크 애버뉴 호화 아하트 거실에서 커피 테이블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는 일방적인 그의 증언인 까닭에 그것이 곧바로 사실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나는 내심 절반 이상은 믿을 수 없다고 본다.
예서 관건은 이태리에서의 반출이다. 이 과정에서 분명 불법을 전제로 하는 누군가의 방조 내지는 협조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명백한 밀반출인 까닭이다. 간단히 말해 헬렌 혹은 그 부부는 불법으로 저 유물을 반출했다. 이태리 살 때도 지금의 남편과 혼인관계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헬렌은 대체 어떤 방식으로 유물을 빼내갔을까?
이와 관련해 이태리 국립박물관장 마시모 오산나 Massimo Osanna 발언이 흥미롭거니와, 이번 반환에 즈음해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이 모자이크 유물은 아마도 이태리에서 미국으로 외교행낭으로 유출되었을 것이다.
미술품 밀수는 국제협약과 각국이 법으로 수입도 수출도 금지하지만, 우리가 하나 잊은 점이 있다. 마약이나 총포라면 몰라도 미술품이 들어오는 데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대신 반출을 엄격히 통제한다. 일단 우리 땅으로 들어오게는 하되, 일단 들어온 것은 못 나가게 하는 것이 문화재반출에 관한 국제협약 정신? 이다.
이 모자이크 유물 역시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이태리에서 탈출하는 것이 문제였다. 분명 헬렌 부분은 불법으로 그걸 빼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꼭 외교관 면책특권 같은 걸 이용했는지 확신은 없으나, 불법으로 이태리를 탈출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힘으로 헬렌 혹은 그 부부는 이걸 빼냈을까? 첫째 남편이 기자다. 둘째 이는 조금 전에야 알았는데 헬렌 자신이 엄청난 재력가 혹은 유명인이다.
45년 전에 저 물건을 샀다니 헬렌은 상당한 노인일 수밖에 없다 해서 그의 궤적을 더듬었더니 뿔싸..상당한 유명인사로 구순 할매다. 마르퀴스 인명사전에도 여러 번 올랐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앤틱 중개상이 아니었다. 그 이상의 예술품 중개상이었다. 맨해튼에 L’Antiquaire & The Connoisseur 라는 앤틱 가게를 운영한다. 그가 맨해튼 상류사회에 꽤 알려진 인물이고 무엇보다 그가 사는 데가 부자들이 산다는 데다.
이런 배경이 그의 밀반출 밑거름이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본인은 물론이고 이를 압수한 미국이나 이태리 당국에서도 헬렌의 취득이 선의였음을 강조한다. 나는 믿지 않는다. 모종의 딜이 있었거나, 아니면 엄청난 영향력을 바탕으로 헬렌은 법적 책임에서 빠져나왔다.
혹 딜이 있었다면 순순이, 그리고 공짜로 내놓는 조건으로 바게닝이 있었을 것이다. 선의취득이라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나 저기나 다 정부기관은 도둑놈이다. 공짜로 가져가야 절차도 간단하고 가오가 선다. 결국 협박해서 받아냈거나, 헬렌한테는 그것이 없다 해서 집안이 휘청하는 것도 아니니, 기증 조건으로 타협이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 곤혹스러운 쪽은 대개 본래 소장자다. 뺏긴 것도 억울한데 약점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답변도 해야 하고 또 언론 앞에선 절대로 우거지상을 써서는 안 되고 활짝 웃으며 제자리 돌아가서 기뿌다 이리 말해야 한다. 아깝다? 이리 말할 수는 없다.
실제 헬렌도 그랬다.
어머 이 친구랑 같이 보낸 시절이 즐거웠어요. 우리가 매우 아꼈어요 호호호. 사람들이 다 즐기게 되서 기분째지여.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거짓말이다.
그가 실제 이 유물을 나름 소중하게 생각한 것은 맞는 듯하다. 잡지인 듯한데 Architectural Digest 라는 데다가 애장품으로 소개할 일도 있었으며 맨해튼 상류사회에서는 누구나 탐내는 유물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중한 것을 그렇게 소중하게 다루지는 않은 듯하다. 응접실 커피 받침대로 쓰면서 모자이크 유물은 쏟은 커피에 각종 땟자국이 그득그득했다. 이것말고도 화분 받침대로도 썼고, 참말로 생활용품으로 다종다양하게 썼다. 그러니 땟꾸중물이 잔뜩 묻혔을 수밖에.
2017년 맨해튼 이태리영사관을 통해 환수한 이태리 정부는 지난 4년간 이 땟꾸중물 벗긴다고 보존과학을 투입했다.
보존과학..흰 가운 걸치고 관장하는 흰 장갑 끼고 마스크하고 작업하니 대단한거 같지만 커피 자국은 하이타이로 충분하다. 쑤세미로 밀어버리면 깨끗할 것을 뭘 그리 4년이나 허비했는지 나는 모르겠다.
보라색을 띠는 porphyry를 바닥재로 삼아 푸른색 흰색 유리에다가 대리석으로 장식한 1.5제곱미터 이 모자이크 장식은 암튼 보존과학이라는 힘을 빌려 다시 태어나 마침내 네미호 인근 박물관에서 전시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
앞선 관련 글들과 배치하는 데도 있을 것이다.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일단 이 세 번째 글이 현재로서는 가장 완비된 상태다. 물론 이것도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얼마든 내용이 바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 안건에는 더는 당분간 손을 대고 싶지는 않다. 다루어야 하는 다른 사안이 무궁무진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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