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찾은 칼리굴라 모자이크화] (2) "어머 이거 그건데?" 웅성이는 보석가게

"어머, 이거 헬렌 집에 있는 그거 아냐?" "맞네 바로 그거네? 이게 그거였어? 어머나" 

 

책 좀 팔아볼 요량으로 강연회가 끝나고는 영문판 자기 책 《Porphyry》에 직접 사인하느라 열중하는 다리오 델 부팔로 Dario Del Bufalo 귓가로 이런 대화가 저쪽에서 들려왔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렸지만 살피니 친필 사인한 본인 책을 막 산 이 지역 돈께나 있는 상류층 아줌마 둘이서 자기 책을 펼쳐놓고는 그에 수록한 유물 사진을 보고 나누는 대화 아닌가?

 

2013년 10월 23일 맨해튼 불가리 보석점에서 본인 책 판촉행사를 하는 델 부팔로. 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인하는 덮수룩 남

 

그네들이 펼치고 놀란 표정을 짓는 사진을 보니 1955년에 촬영된 사진 속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영 사라진 그 모자이크화였다. 대리석과 포퍼리를 이용해 바닥재를 삼고는 그 위에다가 각종 기하학 문양 화려한 모자이크화를 수놓은 너비 1.5제곱미터 크기 그 유물이었다. 그 유물은 Dario Del Bufalo 은 단 한 번도 실물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이번 책에는 중요한 유물이라 해서 1955년에 촬영된 그 사진만 실어놨던 것인데 아줌마 둘이서 그 유물 사진을 가리키며 놀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지메, 방금 하신 말씀 무슨 뜻인교? 헬렌네 집에 있는 그거라니요? 이 유물을 보셨단 말이에요?"

 

"아 확실치는 않지만, 바로 그 유물 같아요. 헬렌네 집에 있는 그거 같아요. 그 집 아파트에다 두고는 커피 테이블 받침대로 쓰거든요."

 

2013년 맨해튼 강연하는 덮수룩 남 부팔로

 

설마 하는 마음에 퉁명스럽게 "헬렌? 헬렌이 누구에요" 하고 물으니 두 아줌마가 파크애버뉴라는 데 사는 여자이며 그가 이와 똑같은 모자이크 유물을 갖고 있다고 했다. 

 

엥? 이기 무슨 말? 영영 사라진 줄 알았던 칼리굴라 황제의 모자이크화가 맨해튼에 있다니? 

 

2013년 10월 23일 저녁 6시, 뉴욕 맨해튼 5번가 불가리 BVLGARI 라는 유명 보석점 강연회장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를 통해 칼리굴라 모자이크화는 마지막으로 촬영된 1955년을 기점으로 삼으면 6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문제의 모자이크화를 소장한 이는 맨해튼에서 앤틱을 거래하는 헬렌 피오라티 Helen Fioratti 라는 여인이고, 그의 남편은 네레오 피오라티 Nereo Fioratti라는 이탈리아계 기자였다. 

 

 

이태리로 반환된 칼리굴라 모자이크화

 

이 사건 관련 보도 전후맥락을 보건대 사라진 칼리굴라 모자이크 유물이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관계 당국에 신고한 이는 델 부팔로는 아닌 듯하다. 자신은 없으나, 그날 강연회장에서 해당 유물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파악한 두 여성이 당국에 신고한 듯하다. 

 

신고를 접한 맨해튼 검찰이 이탈리아 문화부 관계자, 그리고 카라비니에리 carabinieri 예술팀이 헬렌 집으로 들이닥쳤다. 이들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이태리에서 불법 유출된 문화재 조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다가 맨해튼 검차은 2017년 10월, 마침내 문제의 모자이크화를 밀수품이라는 이유로 압수했으며, 이는 조만간 이태리 영사관을 통해 이태리로 반환될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태리 영사관이 마침 맨해튼에 있었다.

 

선후 관계는 확실치 아니한데, 델 부팔로는 아마도 맨해튼 검찰이 공식 압수하기 전 실물을 감정했음에 틀림없다. 실물을 보고서는 이것이 틀림없는 칼리굴라 모자이크 유물임을 감정했던 것이다. 

 

보존처리를 해서 이렇지 땟구죽물 왕청났다. 

 

그렇게 압수된 칼리굴라 모자이크 유물은 최근까지도 아마 맨해튼 이태리 영사관에 있었던 듯, 또 그 기간에 보존처리가 이뤄진 듯, 그러다가 마침내 이태리로 공식반환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을 그제 본래 이 유물을 소장하다가 2차대전에 폭삭하고는 나중에 재건된 현지박물관에서 공식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대체 이 모자이크 유물은 어찌하여 머나먼 미국 땅으로 밀반출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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