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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뚜껑[蓋]은 토기 분류 항목 하위 디렉토리를 만들 수 없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8.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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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단지리 횡혈식 석실묘 출토 백제토기류>


한국고고학이 지나치게 토기 중심이고, 나아가 그 토기를 포함한 각종 유물 유구에 대한 다대한 분류 중심주의거니와, 언뜻 세밀하게 보이는 이 과정에서 정작 고고학이 저버릴 수 없는 인간을 팽개치는 결과를 낳았거니와,  


그런 한국고고학이 신주단지 받들듯 하는 토기 분류에서 그 기종을 중심으로 나눌 적에 '개(蓋)'라는 항목으로 배열하는 것이 있으니, 이는 글자 그대로 그릇 뚜껑을 말한다. 한데 작금 한국고고학 토기 분류를 보면 이를 호(壺)니, 옹(甕)이니, 병(甁)이니, 완(碗)이니, 발(鉢)이니 해서 동등한 가치를 두어 병렬로 나누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본다. 


하지만 개는 저들 토기의 부품이지 기종이 아니다.  따라서 이를 포함한 기종 분류는 분류학 근본조차 망각한 오류다. 같은 논리대로라면 받침인 대(臺)나, 귀퉁이 불룩 장식인 이(耳) 따위도 별도 분류항목으로 독립해야 한다. 


<풍납토성 미래마을지구 출토 백제토기류>


이런 지적에 동신대에서 고고학을 강의한 이정호 선생은 "당연히 뚜껑을 기종으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 다만, 그것으로 설명해야 할 뭔가 있기 때문에 별도로 취급하는 것 아닐까 하며, 나 역시 그런 식으로 변명하기도 한다"고 한다. 


혹자는 몸체와 분리된 가운데 저들 개가 별도로 출토되기도 하는 점을 들어, 기존 토기 분류체계를 옹호할지 모르나, 사람 팔뚝을 떼어내어 방망이로 썼다 해서, 그것을 온전한 인체 1개체로 인정할 수 없는 논리와 같다. 다시 말해, 뚜껑만 떼어내어 그것을 예컨대 김치를 담는 그릇으로 썼다 해도, 그것은 엄연히 애초에는 그릇 전체를 구성하는 일부분이었기에, 별도 분류 항목으로 독립하는 일은 절대로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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