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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뛰어난 조선초기 도자기라 해서 국보까지 지정한지 40년인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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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논란'으로 46년만에 심판대 오른 국보 도자기

송고시간 | 2020-01-05 08:00

문화재위원회, 백자 동화매국문 병 지정 해제 검토

"지정 당시엔 조선 유물, 지금은 14세기 원나라 견해 우세"



국보 제168호 백자동화매국문병白磁銅畵梅菊文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이른바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 해서 그것을 지정목록에서 해제할 수는 없다. 저것이 등장한 고려시대 혹은 조선시대에 무슨 대한민국 국적이 있겠는가? 


그런 얘기가 문화재위원회에서도 나오기는 한 모양이라, 다만 이 경우는 크게 국보 지정 근간이 잘못된 것임이 드러남으로써 국보로 계속 머무르게 할 이유를 상실한 듯하다. 혹 그렇다 해도, 다른 비교가치가 있다면야, 그 지정 원인을 바꾸어서라도 계속 국보 지위를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긴 도자기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저게 왜 국보인가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드는 것만은 어쩔 수 없다. 


나는 저 도자기가 국보라는 사실도 몰랐다. 그만큼 뚜렷한 인상을 주는 물품도 아닌 까닭이다. 한데 1974년 국보 제168호로 지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저 백자동화매국문병白磁銅畵梅菊文甁'이 조선초기 유물로 알았는데, 보니 그게 아니라 중국 원대 도자기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국보 제168호 백자동화매국문병白磁銅畵梅菊文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일단 문화재위 동산분과에서는 그 해제 안건을 논의하고는 우선은 보류 결정을 내린 모양이지만, 이를 조사한 이 분야 전문가 셋은 모조리 원대 작품이라 판정내린 모양이다. 문제의 백자 동화 매국문 병은 일본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天池茂太郞라는 사람한테 300엔을 주고 구매했다고 한다. 


그 조사에 참여한 A 씨는 당시 사정에서 그냥 감으로 조선시대 유물로 보아 국보 지정을 한 듯 하다고 한다. 


지정 당시에는 붉은색을 내는 황화수은HgS인 진사辰砂(주사朱砂라고도 한다)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형태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재조사 결과 14세기 원나라 유물이다. 


국보 제168호 백자동화매국문병白磁銅畵梅菊文甁. 주둥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구체적으로는 경덕진 가마에서 만들었을 거란다. 국적 문제야 그렇다 치고, 다음 문제는 그렇다면 국보가 될 만한 가치는?


이와 관련해 어떤 조사자는 "유사 사례가 중국에 여러 점 존재하고, 문양이 뛰어나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하고, 다른 조사자는 "흙에 미세한 이물질이 있고 유약층은 기포가 많아 최상급에는 미치지 못한다…매화와 국화 무늬 필치가 느슨하여 생동감이 떨어진다"고 했다는데, 나는 생동감 운운하는 이런 평가는 동의하지 못하나, 한마디로 대표성이 없다는 저 말들은 새겨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짜가는 아닌 듯하니, 그나마 다행이랄까? 


후문이지만, 국보 해제에 동산분과가 조금 부담을 표명했다 하는데, 세심하게 결정하자는 취지로 일단은 이해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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