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계절의 노래(93)
송 소식 / 김영문 選譯評
모두들 아이 기르며
똑똑하기 바라지만
똑똑하게 살다 나는
일생을 그르쳤네
내 아이는 어리석고
둔하기만 바라노니
재앙도 난관도 없이
공경대부에 이르리라
人皆養子望聰明, 我被聰明誤一生. 惟願孩兒愚且魯, 無災無難到公卿.
벌써 24년 전 일이다. 아내가 큰 아이 출산을 앞두고 애기 옷을 사왔다. 그 손바닥 만한 옷을 빨아서 빨랫줄에 널었다. 햇볕에 반짝이는 배냇저고리를 보고 태산처럼 밀려드는 책임감에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그 무엇이 치밀고 올라왔다. 한참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며 움직일 수 없었다. 병원에서 아이를 낳아 우리 작은 셋방에 데려와서 아내는 울었다. 그 가녀린 생명을 모두 서툰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이를 보고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렇게 초보 엄마 아빠는 아이 키우기를 시작했다. 아이 목욕을 시킬 때면 한 없이 부드러운 아이 살결을 만지며 생명의 신비함에 감격했다. ‘망자성룡(望子成龍)’이란 말이 있다. 자식이 자라 용과 같이 훌륭한 인물이 되라는 말이다. 어느 부모 할 것 없이 자식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정직한 사람은 고통 받고 간사한 자는 출세하기 일쑤다. 오죽하면 사마천(司馬遷)이 “천도는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天道是邪非邪?)”라고 탄식했을까? 이 시 작자 소식도 여러 차례 폄적되어 평탄하지 않은 관직생활을 했다. 그가 아이를 씻기며 소원을 빌고 있다. “이 아비처럼 잘난 체 하지 말고 어리석고 둔하게 살면 아무 고난 없이 공경대부에 이르리라” 막내 동생이 태어났을 때 우리 아버지께서 정한수를 떠놓고 조상신과 삼신께 올리던 비나리가 생각난다. “그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게 해주시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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