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외한이라도 듣고 읽고 이해가 안 가는 이야기에 대해 언급할 자격은 있을 것이다.
소위 마한론이란 스토리에 대해
문외한으로서 듣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을 써 본다.
1. 마한론이 입론된 지역에 독립적 정치체가 있었다는 문헌적 근거로 장화전과 일본서기 침미다례기사, 그리고 삼국지 동이전 마한조를 드는데,
이 중 삼국지 마한전의 신지 중 하나가 이 지역의 정치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추정에 불과하므로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첫글자 같다고 비정이 가능하다면 삼국지 동이전 소국은 우리나라 어디에도 비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장화전과 일본서기 침미다례기사는 5말6초의 상황을 전하는것이 아니다.
이 기사는 지금 마한론이 입전된 지역의 이야기임은 분명한데, 이런 독립적 세력의 징후가 5말6초까지도 이어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삼국지동이전, 장화전, 침미다례기사로 5말6초에 이곳에 독립적 세력이 있었다는 근거로 삼는 것은 난센스로 보인다.
2. 다음으로 이 지역에 백제나 왜의 기사에서는 5말6초에 문헌적으로 공백지라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이 지역에는 백제와 왜의 기사에 출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이건 당시 독립적 세력이 이 시점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백제와 왜의 기사에서 양쪽 다 언급이 없는 것이 아니겠나.
3. 필자는 5말6초의 경우 이 지역에 독립적 정치체를 설정하는 시도는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다수의 전방후원분이 보고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아예 이런 보고가 없었다면 모를까, 어쨌건 보고가 있었던 이상에는 이 부분은 반드시 설명이 되어야 한다.
백제가 이 지역에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하였다는 것을 고고학적으로 보여주었다고 해서 5말6초에 이 지역이 바로 독립적 정치체가 있었다고 입론하는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는 말이다.
4. 문헌적으로 보자면, 5말6초에는 이 지역은 "백제가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백제왕의 왜계신하가 현지에 관여하고 있거나"
만약 이것이 부정된다면 "백제와 왜가 이 지역의 패권을 둘러싸고 이 시기까지도 경합하고 있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방후원분의 존재를 생각하면 이 두 가지 설명 외에는 다른 설명은 나오기가 어렵다.
5. 필자는 위의 두 가지 설명 중 첫 번째, 백제의 정치적 주도하에 백제왕의 왜계 신하가 현지에 관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본다.
실제로 5말6초의 일본 쪽 기사를 본대도 거의 비슷한 스토리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6. 하지만 만약 마한론의 주장대로 5말6초까지도 백제가 현지에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남은 옵션이 별로 없다.
마한론의 주장을 펴는 쪽에서는 백제의 영향력이 없으니 바로 마한은 독립적 정치체로 이 시기까지도 존재했다고 하고 싶은 것 같지만, 그렇게 논의가 끝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
7. 마한론이 입론된 지역에 5말6초, 백제의 영향력이 미미했다면 현지에 동시기 존재했던 전방후원분과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남는가를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필자로서는 마한론의 전체적 기조를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위 필자의 논설은 어디까지나 문외한으로서의 주장이다. 이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될 일이다.
마한론이 이미 학계의 논의만은 아니고 수시로 소개되는데다가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듣고 이해가 안 가는데 어쩔 것인가?
필부의 뜻도 마음대로 뺏지는 못하는 법이다.
P.S.) 전방후원분이 왜계가 아니라 마한수장의 무덤이라던가, 일본으로 갔던 마한인이 돌아와서 만들었다던가,..
물론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필자는 그런 복잡한 설명은 팩트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므로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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