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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古의 일필휘지

민족의 반역자 이규보(?), 단재가 봤더라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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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이 중국에 복종하지 않은지 오래됐음으로, 당唐 태종太宗이 장차 만국萬國을 복종시키고 문궤文軌를 통일하려고 하여 장군으로 하여금 군사를 거느리고 우리 고구려를 치게 하였는데, 불행히도 말을 우리나라에 머무른 채 돌아가지 못하였으므로 사당이 여기에 있게 된 것입니다. 

또 외국이 복종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건만 문황제文皇帝는 오히려 분연히 노하여 군사들을 원정遠征에 내보내어 고달프게 하였고 끝내는 몸소 진두에 서서 경략經略하기까지 한 것은 장군도 아는 일이며, 하물며 동경東京은 우리나라의 배읍陪邑인데 감히 군사를 일으켜 국가를 배반함에리까.

입을 벌리고 주인을 향해 짖는 것은 개짐승도 하지 않는 법인데, 모르겠습니다만 장군의 생각에는 이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삼가 바라건대, 고금에 하국下國을 정벌하는 경중의 마땅함을 참작하시어, 옛날 장군의 범 같은 걸음과 매 같은 눈초리의 위엄을 되살리시어, 관군으로 하여금 속히 추속醜俗을 쓸어 버리고 곧 반사班師하게 하여 주시면, 장군이 비록 객혼客魂으로 이곳에서 제사를 받으셔도 부끄러움이 없을 것입니다. 

- <동국이상국집> 전집 권38, 도량재초소재문, “소정방蘇定方 장군에게 올리는 제문[祭蘇挺方將軍文]”

 
단재 신채호가 이 글을 봤다면 이규보에게 온갖 쌍시옷 자 들어가는 욕을 다 하지 않았을까(<동국이상국집>을 읽기는 읽었을텐데)?

하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당 태종의 고구려 원정을 돌려까기하고 있다.

그리고 고구려를 '우리 고구려'라 하면서 경주를 배읍陪邑, 하국下國이라 칭하는 점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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