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저런

바나나 모노가타리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8. 19.
반응형

 

 

 

이미 폐교한지 오래인 경북 금릉군 대덕면 가례리 가례국민학교 교정엔 파초 홍초 몇 그루가 있었다고 기억한다. 개중 한때 우리는 파초에 바나나가 달릴 줄로 알면서 그것이 달리기만 햐염없이 기다리곤 했다.

바나나를 내가 실제로 구경하기는 김천고로 유학하면서라고 기억하며 그것을 맛본 것도 그 무렵이 아닌가 한다. 그 전까지는 난 바나나가 이 세상에서 가장 맛난 과일인 줄 알았다.

 

 

 



하긴 주변에 봐도 바나나 쳐먹어 봤단 친구 놈이 없었으니 우리의 바나나를 향한 갈망은 커져만 갔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바나나 경험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노래..바나나는 길다, 긴것은 기차 하는 그 구절이 들어간 노래를 어이한 셈인지 입에 달고 다녔다.

둘째는 타잔..우리 동네에 전기가 들어오기는 내가 국민학교 들어간 해이니 테레비는 그 이후 첨 한 대가 들어왔다.

홍수환 염동균을 아마 이때 알았던 듯 싶다. 이후 차츰 테레비 보급이 일반화하고 우리집도 초가를 벗어났다.

 

 

 



그때 타잔이 데리고 다닌 원숭이가 치타. 잘했어 치타 하며 타잔이 치타한테 바나나를 던져주는데 그게 그리 맞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원숭이가 쳐먹는 바나나 보며 침께나 흘렸다.

애니웨이 이런 바나나를 고교시절인지 그 무렵에 첨 먹어봤는데 니기미 맛대나린 더럽게 없어 텁텁하기만 했다. 나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바나나보단 어름이 백배 맛있다고 본다.

방안에 바나나 하날 갖다놓으니 그 야릇한 냄새가 온방을 휘감는다. 이에 격발하여 이 모노가타리를 초하노라.

(2013. 8. 18)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