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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백의민족白衣民族이 아니라 소의민족素衣民族? 민속이랑 경운이가 합심한 복식 특별전

by taeshik.kim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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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 삼회장 저고리. 1880년대 쌍용문주雙龍紋紬 저고리다. 자주색 깃, 끝동, 고름, 곁마기를 댄 삼회장 저고리로 소색 옥양목 안감을 넣고 솜을 두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이랑 경운박물관은 역대로 이상하게 관계가 좋아서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한다.

이를 위해 위선 경운박물관이 무엇이냐 좀 설명해야겠다. 2003년 개관한 이 박물관은 경기여고부속박물관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상 정확히는 경기여고 동창생들이 모여서 맹근 동문박물관으로, 지향점은 근세 복식문화 조명이다. 

 

삼베 저고리. 1940년대 북포로 지은 저고리로 겨드랑이와 어깨에 바대를 댔다. 오른쪽 배래 부분에 생산지를 추정할 수 있는 상표가 찍혔다.
옥양목 저고리. 1930~1940년대 고운 옥양목에 명주 남끝동을 단 저고리.
화문 호박단 저고리. 1960~1970년대 경사 밀도가 촘촘해 미세한 가로 골이 형성되는 평견平絹 직물 일종. 해방 이후 조선견직에서 생산되어 1960년대까지 한복 옷감으로 유행했다.

 
올해도 쿵쿵짝해서 둘이 공동으로 경운박물관에서 소색비무색(素色非無色, 흰옷에 깃든 빛깔 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공동기획전을 마련해 지난 20일 개막했으니,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한다.

이를 준비하면서 민속박물관은 "2012년부터 공·사립·대학박물관 등과 함께 K-museums 공동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 역시 그 일환이라 말하지만 약간 역사를 호도하는 측면이 있으니, K-museums 라는 말만 해도 근자에 급조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괜한 객지 한 번 붙어 봤으니 민박 관장 김종대 翁은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기 바란다.
 

모시 저고리. 1970년대 모시 홑저고리다. 해지기 쉬운 어깨와 겨드랑이에 바대를 대어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겸했다. 옆선 길이가 짧아지고 앞길이가 뒷길이 보다 4~5cm 정도 길며 도련의 곡선이 심하다.
삼베 단령. 20세기 초반 완순군 이재완(1855~1922)이 국상 중에 입은 단령으로 추정되며 조선 말기 의복 간소화가 반영되어 소매통이 좁아지고, 삼각형 두루마기 무로 바뀐 관복官服이다.
모시 두루마기. 1930년대 조선 말기 종2품 수민원 참사 조재혁(1909~1998) 유품.
백립. 조선 후기.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백포白布를 싸서 만든 흰색 갓으로, 국상國喪 때 착용.

 
암튼 이 자리는 ‘모시 두루마기’플 비롯한 복식자료 190여 점으로 내어 놓으면서 예로부터 흰옷을 즐겨 입은 한민족 문화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의白衣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미를 짚어본다고 한다.

주최자들은 백의白衣라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는 흰색이 아니며 정확히는 소색素色이라고 강조한다. 뭐 흰색이나 소색이나 희기는 마찬가진데...

저들에 의하면 소색은 원료 섬유가 지닌 천연 색을 뜻한단다. 예로부터 백의는 염색하지 않은 명주, 모시, 삼베, 무명 등으로 만들었단다. 이 때문에 직물 본연 색을 띤 백의는 흰색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 이쯤이면 어느 정도 흰색과 소색을 구별해야 한다는 강조를 동의한다.

 

칡직물. 1950~1960년대 갈포는 칡넝쿨 겉껍질을 잿물에 삭혀 만든 실로 짠 직물이다. 대마직물과 같이 실을 이은 부분에 꼬임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칡이라 자수한 부표가 달려 있다.
대마직물 안동포. 2001년. 대마직물은 흔히 삼베라고도 부르며 수분을 빨리 흡수 배출하고 곰팡이를 억제하는 항균성과 항독성이 있다. 안동지역에서 짠 삼베는 안동포라 불린다. 직물 하단에는 안동명산 도장이 있다.
견직물 은조사. 1944년 생견사生絹絲로 맑고 투명하게 짠 은조사다. 직물 하단에 제작처를 추정할 수 있는 도장이 찍혀 있다.

 
 
이를 증명하고자 전시장에다가 ‘칡직물’, ‘대마직물’, ‘견직물’, ‘면직물’이 필두로 하는 다양한 소색 직물을 펼쳐놓았단다.

덧붙여 현미경으로 촬영한 직물 사진과 함께 ‘누에고치’, ‘목화솜’, ‘삼껍질’ 등 직물 원료도 내어놓았다니 구경하기 바란다. 

뭐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하지만, 소박함을 좋아해서 그랬겠는가? 돈이 없어서였다. 구한말 한국사람들을 본 외국인들한테는 이 점이 수상쩍게 보였던지 언제나 백의를 대서특필했다. 

 

면직물. 20세기. 면직물은 무명 또는 면포綿布라고도 한다. 내구성과 흡습성이 좋고 세탁이 편리하다. 면실은 짧은 섬유를 방적해 실을 만들며 꼬임과 잔털이 많아 매끈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누에고치. 견직물 원료다. 누에가 만든 고치에서 풀어낸 실로 견실을 만든다. 천연에서 얻은 섬유 중 가장 긴 섬유이며 꼬임 없이 매끈하고 광택이 있다.
목화솜과 목화씨. 면직물 원료다. 목화에서 얻은 면화를 잘 말려 씨를 가려내고 목화솜을 방적紡績해 실을 만든다.
삼껍질과 삼실. 20세기 후반. 대마직물 원료다. 삼실은 대마 줄기의 껍질을 고르게 쪼개고 삼아 실을 만든다. 줄기를 생으로 사용하거나 잿물에 익혀 겉껍질을 벗겨내 실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식민지시대 들어서도 그닥 변함이 없었는지 조선총독부가 1927년인가 펴낸 조선의 복장[朝鮮の服裝] 이라는 자료를 보면  조선인 복식 80%가 백의라는 조사 결과가 수록됐단다.

나아가 ‘화성 능행도병풍 華城陵幸圖屛風’과 ‘흥선대원군 사진’을 포함한 조선시대 그림과 근현대 사진을 활용해 만든 영상으로 백의민족 자취를 보여준댄다. 
 

소색옷 전시 자료 가상 착장 1
소색옷 전시 자료 가상 착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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