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랑 경운박물관은 역대로 이상하게 관계가 좋아서 서로 밀어주고 땡겨주고 한다.
이를 위해 위선 경운박물관이 무엇이냐 좀 설명해야겠다. 2003년 개관한 이 박물관은 경기여고부속박물관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상 정확히는 경기여고 동창생들이 모여서 맹근 동문박물관으로, 지향점은 근세 복식문화 조명이다.
올해도 쿵쿵짝해서 둘이 공동으로 경운박물관에서 소색비무색(素色非無色, 흰옷에 깃든 빛깔 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공동기획전을 마련해 지난 20일 개막했으니,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 한다.
이를 준비하면서 민속박물관은 "2012년부터 공·사립·대학박물관 등과 함께 K-museums 공동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 역시 그 일환이라 말하지만 약간 역사를 호도하는 측면이 있으니, K-museums 라는 말만 해도 근자에 급조해서 만들어낸 것이다!!!
괜한 객지 한 번 붙어 봤으니 민박 관장 김종대 翁은 그렇구나 하고 지나가기 바란다.
암튼 이 자리는 ‘모시 두루마기’플 비롯한 복식자료 190여 점으로 내어 놓으면서 예로부터 흰옷을 즐겨 입은 한민족 문화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의白衣가 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미를 짚어본다고 한다.
주최자들은 백의白衣라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는 흰색이 아니며 정확히는 소색素色이라고 강조한다. 뭐 흰색이나 소색이나 희기는 마찬가진데...
저들에 의하면 소색은 원료 섬유가 지닌 천연 색을 뜻한단다. 예로부터 백의는 염색하지 않은 명주, 모시, 삼베, 무명 등으로 만들었단다. 이 때문에 직물 본연 색을 띤 백의는 흰색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 이쯤이면 어느 정도 흰색과 소색을 구별해야 한다는 강조를 동의한다.
이를 증명하고자 전시장에다가 ‘칡직물’, ‘대마직물’, ‘견직물’, ‘면직물’이 필두로 하는 다양한 소색 직물을 펼쳐놓았단다.
덧붙여 현미경으로 촬영한 직물 사진과 함께 ‘누에고치’, ‘목화솜’, ‘삼껍질’ 등 직물 원료도 내어놓았다니 구경하기 바란다.
뭐 한민족을 백의민족이라 하지만, 소박함을 좋아해서 그랬겠는가? 돈이 없어서였다. 구한말 한국사람들을 본 외국인들한테는 이 점이 수상쩍게 보였던지 언제나 백의를 대서특필했다.
이는 식민지시대 들어서도 그닥 변함이 없었는지 조선총독부가 1927년인가 펴낸 조선의 복장[朝鮮の服裝] 이라는 자료를 보면 조선인 복식 80%가 백의라는 조사 결과가 수록됐단다.
나아가 ‘화성 능행도병풍 華城陵幸圖屛風’과 ‘흥선대원군 사진’을 포함한 조선시대 그림과 근현대 사진을 활용해 만든 영상으로 백의민족 자취를 보여준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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