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撰이라는 말이 흔히 통용하기를 편찬, 창작에 가깝지만 중국에서는 고래로 자기 작품이 아닌 남의 작품을 편집하는 일도 이 말로 표현하곤 했으니, 이런 전통이 지금도 남아있다.
한데 이 말이 대체로 순수한 창작물을 선호해서 사용한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 위진남북조 양나라 태자 소통이 자기집을 드나드는 문사들과 함께 묶은 시문 엔쏠로지인 문선文選을 보면 판본에 따라 소통 撰이라 적은 일이 많거니와 이 대목에 고래로 문선 주석서가 옛날에는 순수 창작이 아닌 자료 편집 정리에도 찬 이라는 말을 썼다는 언급이 보이는 점이 그 한 증거다.
우리 지식인 사회에선 역주나 번역 같은 데다가 저런 식으로 그런 결과물을 찬이라 표현하는 일은 드물다.
나는 이것이 번역 역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아직은 낮은 평가와 연결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분야 종사자들 스스로도 과감히 저런 결과물은 좀더 적극적으로 스스로 창작물화해야 한다고 본다.
如컨데 내가 논어 역주를 내고 그 제목을 《역주 논어》라 붙였다고 하자. 이건 내 작품인가 아니면 공자 문도의 작품인가? 장담하노니 내 작품이다.
함에도 우리는 통상 이런 성과물에 저자나 창작자를 바로 내세우지 못하고 역주 누구누구라 해서 스스로 깎아먹고 있다.
(201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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