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판데믹 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직접 감염되는
세균성, 바이러스성 질환을 연상하기 마련이지만,
20세기 이전만 해도 사람들이 대량으로 죽었다 하면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직접 전파되는 것이 아니라
벼룩이나 이에 의해 매개되는 전염병이 훨씬 더 무서웠다.
물론 홍역이라던가 천연두라던가 하는 것도 무서웠고
이 역시 사망률이 무시할 수 없었지만,
이는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직접 전파되는 것이었고
그 확산도 더뎌 제한적이었던데 반해,
벼룩이나 이가 전파하는 전염병은
한번 일어났다 하면 수십만을 일거에 몰살 시킬 정도로 무서웠다.
예를 들어 중세 인구의 1/3을 절멸시켰다는 흑사병은
바로 매개체가 쥐벼룩이며
20세기 이전 한번 터졌다 하면 군대고 뭐고 간에
거의 몰살 시켜버렸던 티푸스
이 역시 이나 벼룩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가까이는 19세기 초반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우리나라의 경우는 15세기 중종 연간의 대역병 등
사람들이 몰려 있으며 비위생적 환경에서 함께 생활하는 상황에서는
여지 없이 터져나와 수십만을 일거에 몰살 시켰던 것이다.
이렇게 벼룩이나 이에 의해 매개되던 전염병이 인류사에서 사라지게 된것은
첫째는 자주 목욕하게 되는 등 개인위생이 좋아지고
벼룩이나 이를 때려 잡는 방충기술이 올라가면서 부터이다.
따지고 보면 요즘은 인체에 위해가 된다 하여 쓰지 않는 DDT도
바로 이와 벼룩 등을 척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었으니
이 시기까지도 티푸스는 군대 병사들에게는 무서운 전염병이었기 때문에,
DDT는 당시 이러한 위험성을 혁신적으로 줄일수 있는 수단으로 대 환영을 받았던 것이다.
흑사병 이야기가 나와서 모처럼 관련 이야기를 좀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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